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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이 입다문 바람에 실어 전하는 말
by
Plato Won
Nov 2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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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 포스터
어제 코엑스에서 영화
<서울의 봄>을 혼자서 보고 왔다.
이미 결론을 다 아는 스토리,
TV에서도 수 차례 드라마로 방영된 스토리,
영화로도 여러 차례 상영된 뻔한 스토리를
어떻게 감독은 풀어냈을까 궁금해서 직접 봤다,
넷플릭스가 영화 시장을 잠식한 현 시국에
개봉 6일 만에 200백만 관객 돌파라고 하니,
감독은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증이
몰려왔다.
영화는 1979년 12월 12일 밤 9시간을 집중
조명하며 역사적 사실에 감독의 상상력을 가미해서
극 중 인물들의 의사결정의 내면을 파고든다.
군대의 장군을 별이라 칭한다.
별 하나, 별 둘, 별 셋, 별 넷
준장, 소장, 중장, 대장으로 칭한다.
우주에서 별은 항성이다.
제자리를 지키며 스스로 빛을 내고 그 어마무시한
중력의 힘으로 자신의 주위를 행성이 공전하며
돌게 하는 절대 존재자이다.
태양계로 따지면 태양이 군대에서는 장군인 별이고
,
태양 주위를 도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등은
영관급인 소령, 중령, 대령인 격이 된다.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은 위관급인
소위, 중위, 대위의 위치다.
군대의 사단 규모는 통상 수천 명에서 많게는
2만 명까지
병력을 지휘하며, 사단장은 투 스타,
소장이 맡는다.
태양계에서 태양인 별이 두 개나 뭉쳐진
규모의 중력의 힘, 그만한 권한과 파워를 가진
자리가 사단장 자리다.
우주가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움직이듯
,
군대는 상명하복의 원칙이 마치 우주의 만유인력의
법칙처럼 돌아가야 하는
조직이다.
그린데 12 12 사태 때 그 법칙이 깨졌으니
카오스, 혼돈은
당연한 결과다.
그 무수한 별똥별들이 다 모여서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 없고, 자기 혼자만 살겠다고 이리저리 날뛰는
모습을 영화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 <서울의 봄>은 그런 별들인 신군부 측에 선
장군들의 의사결정 과정의 내면의 심리를 속속들이
파고들며,
평소
자신이 별똥별이라고 으스대던
징군들의 졸렬함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드러낸다.
영화는 신군부 측의 전두환 역의 전두광과
진압군 측의 장태완 장군 역인 이태신과의 갈등
을 위주로 전개되는데,
내가 영화를 보면서 주목한 인물은 당시 국방장관
노재현 역인 오국상이었다
.
결국 대한민국 군대의 수장인 국방장관이
긴급한 상황에서 옳든 그러든 어떠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위치에서, 자기 한 목숨 살려고
국가의 위기에 눈을 감고 군을 지휘하지 않고
숨어버렸다
.
그리고 위중한 시간에 한미연합사로 피신해
한 국가의 국격을 무너뜨리고, 뒤늦게 국방부에
합류해 당일 새벽 3시 50분 국방부청사 지하벙커
에 숨어있다 신군부 측에 발각된다.
국방장관이 뒤늦게 신군부 측의 요청대로
정승화 계엄사령관의 불법 체포를 사후 결재한
역사적 사실을 영화는 신군부 측이
오국상에서 양주를 따라주며
함께 축배를 마시는 장면으로 처리한다.
영화 속 오국상을 보며
화가 치밀기보다는
,
저 밴댕이 심장으로 얼마나 겁이 났으면 일국의
국방장관이 저런 모습을 보였을까 안쓰러웠다.
오국상의 연기를 보면서 긴급한 위기상황에서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차대한지 계속 뇌리에
꽂혔다.
1979년 12 12 쿠데타는 국방장관이
자기 한 목숨 죽을 각오하고 끝까지 자기 자리
지켰으면 진압되었을 역사적 사건이다.
리더는 시련과 고난을 아침 밥상 들듯
,
늘 달고 사는 것이 숙명인
자리다.
언제든지 위기상황이 불현듯 발발할 수 있다는
잠재성을 머릿속에 24시간 내내 품고,
나타날 가능한 시나리오별 대처 방법을
사전에 매뉴얼로 준비해서 숙지하고 곱씹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위기상황이 닥쳐도 최소한의 내상으로
조직의 혼란을 최단 시간에
수습할 수 있다
.
태양이 중심을 못 잡고 흔들리면 태양계는
그 즉시
카오스, 혼돈에
휩싸여 모든 것이
불타 없어지게 된다.
군대든, 기업이든 조직도 마찬가지다.
리더가 중심점이 없이 흔들리면
그 조직은 곧바로 혼돈 속으로 들어가 좌충우돌
하다 멸하게 된다.
영화 속 오국상은 군대의 최정점
에
위치 한
국방장관, 군대를 태양계로 따지면 태양별이다.
그러나 오국상은 우주를 불안에 정처 없이
떠도는 유성 같은 존재였다.
오국상은 실상은 종지그릇 인간인데
,
한 나라의 국방장관이라는 항아리처럼 보이다가
위기상황에서 적나라하게 종기그릇인
자기 모습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오국상의 국방장관 발탁인사는
그 개인에게도,
대한민국에게도 불행이자 치욕이었다.
리더의 자리에서 의사결정이 어려워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의로움보다 이로움을 좇아 결정하려니
어느 쪽이 더 이로움인지 헷갈리는 것이다.
만약 이로움보다 의로움을 좇아 의사결정하고자
했다면 의사결정은 간명해졌을
것이다.
한 나라의 군대를 움직이는 리더가
그 군대를 움직이는 의사결정의 가치기준이
사전에 설정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은
종기그릇도 못 되고 그냥 종이컵일 뿐인 사람이었던
것이다. 개인적인 삶에서도 가치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불행한 일이다.
개인에게도, 대한민국에게도
치욕적이고 불행한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 자체로서도 의로움이고
그 수단도
의로운
것이 종국적 결과도 의롭고 이롭다."
영화 속 오국상은
살아남았으되 영원히 죽은 목숨인 것이다.
"가치기준이 없는 삶은 살아 있으되,
식물인간으로 생각 없이 사는 삶으로,
영원히 죽은 삶을 사는 것괴 같ㅇ다."
코엑스에서 혼자 영화 <서울의 봄>
을
보고
뚜벅뚜벅 사무실까지 걸어오면서 든 생각은
이 영화는 정치영화나 역사 영화가 아니라
인생에서 삶의 가치기준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일깨워주는 철학 영화
같다는 것이다.
"황금을 좇지 않고
가치를 좇는 나라가 유토피아다."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가 떠오르는 영화였다.
영화 <서울의 봄>이
입다문 겨울 바람에 실어 전하는 말은
"신군부 측 장성들은
잠깐의
유토피아를 향유하다
영원한 디스토피아에 갇혀 살았던
,
살고 있는
불쌍하고 측은한
,
논할 가치조차 없는
사람들이다.
"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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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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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작가에 의해 쓰여지지만 그 글을 사유하고 질문하는 누군가에 의해 서서히 완성되어 간다. 지식이 범생이의 모범답안지에 기여하기보다는 야성적 충동가의 혁신도구이기를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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