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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lato Won Jun 13. 2024

지금은 없지만 무한을 내달릴 수 있는 數

Plato Won 作


없는 데 있는 것이 있다.

있어도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10배나

보태주는 것이 있다.


숫자 '0'이다.


"1''0'을 붙이면 '10'이 되고,

'10'에 다시 '0'을 붙이면 '10''10'

'100'이 된다.


'0'이 더해질수록 천이 되고, 만이 되고, 십만,

백만. 천만 이렇게 점점 10배씩 늘어나 무한으로 내달릴 수 있는 數가  숫자 '0'이다.


그래서 숫자 '0'은 혼자 있으면 하나도 없지만

타자와 뭉치면  한계가 없는 무한(無限)다.


인생에서도 없는 데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비움'과 '겸손' 이다.


비울 땐 깨끗이 제대로 비워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때가 되면 그 열 배로 되돌아오기를 원한다면 비울 땐 미련 갖지 말고 깨끗이 털어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인생에서 비움은 다 털리고 없는 것 같지만

제대로 털어내고 깨끗이 비우면  빈 그 공간은

새로운 싹이 자라나 미래에 차서 돌아온다. 


숫자 '0'은 없는 데 있는 數다.

있어도 제대로 있는 數다. 


더하거나 빼면 의미 없는 數이지만,

나대며 제일 앞에 나서면 가진 것을 몽땅

잃어버리는 수이지만,

뒤에  붙이면 10배로 되돌려 주는 數다.


눈앞의 사사로운 이익에 눈이 멀어  

앞으로 나내 모든 것을 잃고,


잔꾀로 더하거나 빼며 이리저리 궁리하면

의미가 없어지나,


타자를 뒤에서 너끈히 지지하면 10배씩

계속 크기를 불려주는 한계가 없는 마법의 數,


숫자 '0'에는 비움과 겸손, 협력이라는

철학적 사유가 담겨 있다.


없지만 무한을 내달릴 수 있는 數,

앞으로 나대면 모든 것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數,

뒤로 물러서면 무한하게 열려있는 數.


인생에서도 비움과 겸손, 협력이라는

숫자 '0'의 사유가 있으면 지금은 없지만 무한을

내달릴 수 있는 무시무시한 가능성을 지닌 인생이

되는 것이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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