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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과 비움은 결핍이 아니라 영원한 전진이다

by Plato Won
이우환 조각 작품,돌과 철


여백은 부족함이 아니라 자신감자 타자와의 적극적 소통이고 배려다.


삶의 행복은 가득 채우는

완벽함에 있지 않고 적당한 비움과 여백을 남기는 아쉬움에 있다.


그래야 소중함, 겸손함도,

배려도, 의지도 삶에 깃들 수 있다.


영원히 채울 수 없는 그 덧없는 욕망에 과도하게 집착하면 옹졸함과 인색함과 화려한

껍질들만 남게 된다.


여백이 있는 삶이

세상과의 겸손한 소통이며

영원한 진보다.


그런 관점에서 이우환 화백의 작품을 눈여겨본다.


그의 작품은

비움과 여백이 주제다.


"회화는 작가가 의도하는 무엇인가를 화선지 위에 채워 넣는 것"이라는 강박적 시각을

배척한 화가.


큰 화선지 위에 형태가 없는

채색 그림 하나, 점 하나가

그의 작품이다.


조각은 무엇인가를 파내거나 형태를 붙여서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기존의 시각을 버리고

그저 있는 것을 가져와 배열하는 것으로 작품을 완성한 것도

그의 작품이다.


우주에서 날아온 화석 덩어리

하나, 그런 돌에서 추출한

철 한 덩어리, 그리고 여백

그것으로 그는 많은 이야기를 묵언으로 풀어낸다.

해석은 관객의 몫으로 돌린다.


"말해진 것만이 세계다"


프랑스 구조주의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그렇게 이야기했지만,


말해지지 않은 것에서

역사는 더 많이 꿈틀거려왔다.


영웅들의 스피치는 말해졌지만 민중들의 속마음은 말로 전달되지 않았다.


여백과 비움은 결핍이 아니라 자신감이자 영원한 전진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천국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면 할수록 우리의 삶을 노예의 길로 이끌게 된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자

리드리히 하이에의 지적처럼,

완벽한 유토피아에 현혹되면 완벽한 디스토피아가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쉼표가 있어야 아름다운

선율이 만들어지듯,

여백과 아쉬움이 있어야

아름다운 인생이 만들어진다.



Plato Won


이우환 2023년 作,응답
이우환 2018년 作,Dialogue
이우환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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