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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훈련소에서 보내온 마지막 손 편지

by Plato Won
Photo by Plato Won,32사단 신병훈련소 수료식

J.Yong으로부터

신병훈련소 마지막 손 편지가 도착했다.


"

친애하는 부모님께


저녁 7시 훈련소의 꽃이라 불리는

행군을 다녀왔다. 사단을 벗어나 20킬로가량 무거운 군장을 메고

훈련소 동기들과 낙오자 하나 없이 완주했다.


예정보다 약 1시간 반 일찍 도착했는데,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중대장님께서 말씀해 주셨다.


중략 ~~~


오후 7시 군장을 둘러메고

위병소를 통과한 햇병아리 군인들이 처음으로 마주한 건 허름하고 낡은 집들이었지만, 나에겐 신세계처럼 새롭고 즐거운 풍경이었다.


5주 동안 같은 생활관, 같은 교장,

같은 식당만 수도 없이 보았기 때문이다.


한 걸음 내딛으니 넓은 강가와

그 건너편에 공장이 보인다.


두 걸음 내딛으니 내 머리 위의 검은 도화지는 북두칠성로 밝게

물들고 있었다.


세 걸음 내딛으니 드넓은 강 건너편 너머로 사회의 풍경, 고층 아파트 불빛들이 우리들을 맞이해 준다.


신병훈련소 행군에서 마주한

사회풍경은 마치 전쟁터에서

핀 한송이 장미와도 같 다가온다.


그러나 장장 20킬로를 걸으며

보이는 사회 풍경은 우리의 마음을 현혹시키지만, 결코 죽음 뿐인 전쟁터에선 장미란 피어날 수 없지 않은가?


이것이 대한민국의 안보현실이다.


중략


7주라는 시간이 지나 어느덧 저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할 훈련소 말년 병장이 되었다.


긴 이야기는 생략하고 한마디로

편지를 마무리하겠다.


수료다~~~~


ㅎㅎㅎ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라는 신병훈련소 말년 병장이라 ~~


요즘 군대는 햇병아리 이병도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한다니 ^^


J.Yong이 집에 있을 때보다

군에 입대하고나서 더 많이 소통한다.ㅎㅎㅎ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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