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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대종사, 위대하고 으뜸가는 스승

3-5. 노자와 장자, 지식 넓히기

by Plato Won
Photo by Plato Won 모과나무

도는 결코 고상하고 깨끗한 것에만

있지 않습니다.


장자는 세상 모든 것,

이를테면 개미나 깨진 기와, 똥오줌에도 도가 깃들어 있다고 말합니다.


장자의 도는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 깊숙이 녹아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누구나 도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참된 앎은 머리로 이해하는 영역이 아니라 가슴으로 깨닫는 통찰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장자는 진인(眞人)의 모습을 통해 사람들을 진정한 도의 의미, 가장 위대하고 으뜸가는 스승인 ‘도’에 자연스레 다가서게 합니다.


자연의 길에 머무는 진인은 억지로

일을 꾀하지 않고, 일이 잘못되어도 후회하지 않으며, 잘되어도 자만하지 않습니다.


잠을 자도 꿈꾸지 않고 깨어 있어도 근심이 없으며, 출생을 기뻐하지 않고 죽음을 거부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무심하게 갔다가 무심하게 올 따름입니다.


진인은 자아를 오롯이 비웠기에 모든 것을 품으면서도,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보다 온전한 삶을 이루면서도, 의연한 태도로 삶과 죽음의 경계마저 초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장자는 마음을 굶겨 깨끗이 하는 ‘심재(心齋)’와 조용히 앉은 채로 모든 것을 잊는 ‘좌망(座忘)’을 통해 도의 경지를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손발을 잊고 눈과 귀의 작용을 멈추며 육체를 떠나 분별심을 몰아내는 경지에 이르면, 밝은 이치를 깨달아

도와 한 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지요.


“진인은 좋아하는 것과도 하나요, 좋아하지 않는 것과도 하나이며, 하나인 것과도 하나요, 하나 아닌 것과도 하나이다.


하나인 것은 하늘의 무리요, 하나가

아닌 것은 사람의 무리인데, 하늘과 사람이 서로 이기려 하지 않는 것이

곧 진인의 경지이니라.”


가장 위대하고 으뜸가는 스승인 도는 자연과 인위의 대립마저도 감싸 안습니다.


그리하여 세상 만물의 변화 속에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자유자재로 노닐 수 있게 해 줍니다.


클 대(大). 마루 종(宗). 스승 사(師)

가장 큰 스승을 뜻하는 '장자의 대종사'는'마음 심(心), 가지런할 재(齋),마음을 굶겨 가지런히 하는 '심재'와


앉을 좌(座)와 잊을 망(忘) 가만히 앉아서 모든 것을 잊는 '죄망'정신으로 정의할 수 있다.


세상이 어지럽고 내 앞에 시련이 가득한데도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시름을 잊고 허허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세상 이치를 꿰고 있는 큰 스승만이

견지할 수 있는 자세다.


호수가 돌멩이를 던지면 파장이 일지만

곧 잔잔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벌어진 일에 감정을 쏟기보다는

앞으로 벌어질 일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겠는가?


폭풍이 지나가면 바닷속에

플랑크톤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면

심재하고 좌망 할 수 있다.




Plato Won


Photo by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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