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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여행기와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by Plato Won
Photo by Plato Won

1995년 삼성 멕시코 지역전문가 시절, 한국인이 쿠바로 여행하는 것이 금지되었을 때 멕시코를 통해 쿠바나 항공으로 쿠바를 여행했다.


멕시코 시티에서 쿠바나 항공을 타고

쿠바의 수도 바나에 도착했을 때 승객들이 모두 박수를 쳤다. 비행기로 3시간 거리였다.


옆 좌석에 앉은 쿠바인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쿠바나 항공이 군용기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항공기라 안전하게 도착한 것을 축하하는

박수라는 말에 순간 아찔했다.


스페인 식민지였던 쿠바는

스페니쉬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화폐로 쿠바페소(CUP)를 사용하고 있어, 멕시코와 여러모로 닮아있었다.


당시 멕시코국립대학에서

중남미문학을 전공하는 '세뇨르 도' '아론'이라는 멕시코 친구와 함께 여행했는데, 세뇨르 도가 투숙했던 호텔에서 실수로 화장실 변기뚜껑을 파손시킨 일이 있었다.


호텔에 신고했더니 공안경찰이

출동해서 세뇨르 도를 국가시설 파손죄로 출국금지, 구금시키겠다고

윽박 해서, 하는 수없이 가지고 있던 달러를 탈탈 털어 다 지급하고

풀려나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공산주의 국가로, 특유의 음습함과 재자 피델 카스트로의 카리스마가

곳곳에 스며든 거리 분위기, 뭔가 표현하기 어려운 야릇한 매력이

넘치는 국가였다.


부산 앞바다를 보고 온 터라

새벽 '노인과 바다'를 꺼내 들었는데, 30년 전 쿠바 여행했던 그 시절의 추억이 문득 사진첩을 꺼내 보니 그때 감정이 물밀 듯 밀려온다.


쿠바 국민들은

왜 헤밍웨이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을까?

노벨상을 받은 '노인과 바다'를 헤밍웨이가 하바나에 머물면서 썼고,

소설의 배경이 쿠바 앞바다였으며,

주인공인 노인 '산티아고'가

쿠바인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파괴될 순 있어도

정복될 순 없다."


'노인과 바다'에서 늙은 어부

산티아고는 큰 청새치를 낚는 데는 성공하지만 상어 공격으로 그 대어를 육지로 끌고 오는 데는 실패한다.

뼈대만 남은 청새치를 끌고 육지로

돌아오지만 산티아고 노인이 스스로를 위로하며 한 말이다.

그런 불굴의 의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소설을 쓴 헤밍웨이도 비행기 추락사고로 입은 부상이 악화되어

글을 쓰기 어려워지고 침대에 드러눕게 되자, 총으로 자살해 버렸다.

그의 나이 불과 62세였다.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평생의 업인 글쓰기를 할 수 없다는

데에 대한 실망감이었다.


소설 속 산티아고 노인처럼

낚아 올린 큰 청새치를 상어에게 빼앗겨도 무너지지 않지만 좋아하는

낚시를 하지 못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인간은 파괴될지언정 누구에게도 정복되지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잃어버리면 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행복한 삶은 저 멀리 유토피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오손도손 살아가는 이곳에

있다.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좋아하는 일을 놓지는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1995년 삼성 멕시코 지역전문가 시절 즈음에 미국에서 인터넷 혁명이 시작되었고, 야후, 아마존, 이베이 등이 태동했으며, 나의 내면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인터넷 혁명이 가장 필요한 분야가 교육이라는 것에 혀 사업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싹트고 있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Plato Won


1995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쿠바나 항공을 타고 하바나로
하바나 말레꽁(Malecon)해변,저 멀리가 노인과 바다인가
쿠바 하바나 대학 학생들과
렌트카로 아바나 뒷골목에서 지도를 펴고 어디로 깔까
쿠바 혁명광장에서 제식훈련 중인 아이들과 한 컷
쿠바 하바나에 왔으면 쿠바 시가맛은 봐야지
거리에서 과일을 파는 좌판상이 삼성로고 모자를 쓰고 있었다.당시 중남미에서 삼성가전은 최고급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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