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인들은 탐욕과 오만을 어떻게 다스리는가

4-4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by Plato Won


탐욕과 오만

(1) 약육강식의 세상

16세기 네덜란드 화가인 피테르 브뤼헐의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라는 그림입니다.


이 작품은 ‘약육강식의 법칙’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풍속화입니다.


그림을 한번 들여다볼까요?


사람들이 큰 물고기의 배를 가릅니다.

그랬더니 작은 물고기 여러 마리가 와르르 쏟아져 나옵니다.


그 작은 물고기 입에서는 더 작은 물고기들이 쏟아지지요.

여기서 ‘큰 물고기’는 황제와 국왕, 대상인 등을, ‘작은 물고기’는 민중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작은 물고기가 큰 물고기에게,

큰 물고기는 다시 더 큰 물고기에게 잡아먹히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한마디로 남을 잡아먹지 않으면 자신이 잡아먹힌다는 뜻이지요.


(2) 갈등의 이유


토머스 모어의 시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자본주의가 싹을 틔우면서

상업으로 부를 축적한 신흥 부르주아들이 생겨났고,그로 인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사이에 대립과 갈등의 골은 깊어져만 갔지요.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노동자, 목수, 농부들은 비참하게 사는 반면,일을 전혀 하지 않거나

사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하는 귀족들은 오히려 풍족하게 살았습니다.


이 와중에 범죄, 빈곤 등의 사회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졌지요.


이러한 현실의 모순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것이 법을 비롯한 각종 사회 제도입니다.


그리고 그 근본을 이루는 것은 도덕과 양심이지요.


인간이 동물보다 낫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서로 함께 잘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 같은 취지에서 토머스 모어는 『유토피아』를 구상한 것으로 보입니다.


(3) 유토피아의 해결책


범죄, 빈곤 등의 사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면,먼저 그 원인부터 짚어 봐야 합니다.


토머스 모어는 남보다 더 좋은 것을,

남보다 더 많이 가지고 싶어 하는 탐욕이

그 원인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는 유토피아인들이 찾은 해결책에 자신의 생각을 녹여 냈지요.


그것은 바로 ‘화폐와 사유재산 제도의 폐지’였습니다.


유토피아가 시행한 이 제도는 과연 효과가 있었을까요?


효과가 있었다면, 왜 다른 나라들은 이 제도를 채택하지 않은 걸까요?


지금부터 추상화와 함께 살펴볼까요?

(4) 추상화 이해하기


<그림 4-1 조각 그림>

대부분의 사람이 탐낼 만한 금은보화가 쌓여 있습니다.

이는 물질적 가치를 대표하는 ‘돈’을 상징합니다.


<그림 4-2 조각 그림>

그리고 바로 옆의 한 사람.

돈과 사슬로 연결되어 있는 그의 모습에서,

인간 내면에 자리한 물질적 욕망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바로 이 탐욕 때문에

범죄와 빈곤을 비롯한 온갖 사회 문제가 생겨납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있습니다.

그가 돈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는 점,

손에 열쇠가 쥐어져 있는 점입니다.

이 ‘열쇠’는 사회 부조리를 해결해 줄

‘대안’을 상징하지요.


<그림 4-3 조각 그림>

그 ‘대안’은 바로,

‘화폐 없는 공동체 생활과 공유재산 제도’입니다.


돈을 없애자 물질의 욕망이 사라지고,

그로 인해 생기는 사기, 절도, 강도, 분쟁 등

온갖 범죄와 빈곤 역시 자취를 감춥니다.


그리하여 구성원들은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대신,공동체의 번영을 위해 자신의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합니다.


비록 가진 것이 없더라도 의식주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평등한 노동의 대가로 모두가 즐거운 여가를 누릴 수 있지요.


<그림 4-4 조각 그림>

이번에는 사람 대신 돈에 색이 입혀집니다.

이는 탐욕을 버리지 못한 인간이

오만 역시, 떨쳐 내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지구상의 수많은 나라들이

유토피아의 해결책을 널리 채택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오만’ 때문이지요.


<그림 4-5 조각 그림>

이제, 사람과 돈, 모두 채색이 되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이것은 사회 부조리의 근원인 ‘돈’,

그리고 사회 부조리를 해결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팽팽하게 맞선 상태를 보여줍니다.


오만은 우리 마음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어 뽑아내기 힘듭니다.

오만은 인간의 마음속을 미끄러지듯 기어다니는 뱀이나,

배가 움직이지 못하게 들러붙은 빨판상어와도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훨씬 더 나은 생활방식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을 막고 있지요.


<그림 4-6 조각 그림>

유토피아는 오만의 씨앗이 되는 화폐와 사유재산을 과감하게 없앴습니다.

그 덕분에 ‘공공복지를 실현한 유일한 나라’가 될 수 있었지요.


유토피아에서는 모든 재산이 공공의 소유이고, 생필품이 창고마다 가득 쌓여 있어서 누구든지 가져다 쓸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구성원들은 모두 마음의 평화를 느끼고, 불안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쾌락이야말로 오만을 제거하는 최고의 명약이지요.


유토피아는 우리에게

‘욕망은 누르고 오만은 경계하라’

교훈을 줍니다.


한편으로는 유토피아가

공산주의를 미화했다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이 교훈을 마음에 새기고 실천할 때,

비로소 공동체의 목표인 정의번영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Plato 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