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적인 행동도 생존을 위한 자연 선택의 결과다

3-5,다윈 종의 기원,본능도 자연 선택의 결과

by Plato Won
Photo by Plato Won

(1) 본능과 자연 선택


경험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행동을 아무런 경험이 없는 아주 어린 새끼가 해낼 때,

또는 다수의 개체가 그 행위의 목적도 모른 채 동일한 행동을 할 때, 우리는 본능적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본능을 규정하는 보편적인 특성이란 존재하지 않지요.


과연 놀랍도록 신기한 동물들의 본능은 어떻게 생겨나는 걸까요?


“각 동물에게 있어 본능이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반박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따라서 나는 변화하는 생활 조건에서 자연 선택이 경미한 본능의 변화를 어떤 유용한 방향으로,

어느 정도까지 축적해 나간다고 주장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윈은 『종의 기원』 제7장 ‘본능’ 편에서

여왕개미와 일개미의 본능, 꿀벌이 집을 짓는 본능, 뻐꾸기가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 본능 등을 언급하며, 본능도 자연 선택의 결과임을 증명해 보입니다.


종의 이익이 되는 변이가 여러 세대에 걸쳐 조금씩 점진적으로 축적되고, 자연 선택에 의해 변이된 본능이 계속해서 대물림된다고 주장한 것이지요.

(2) 동물들의 본능


꿀벌의 벌집은 밀랍을 절감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완벽한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귀중한 밀랍을 가능한 한 적게 소비하면서 많은 양의 꿀을 담아낼 수 있어야

생존 투쟁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생겨난 경이로운 본능입니다.


다윈은 꿀벌의 단순했던 본능들이 자연 선택을 통해 계승되고 약간씩 변화하면서 완성된 것이라고 설명하지요.


일개미의 경우에도 먹이를 구하고, 유충을 돌보고, 집 짓는 일을 도맡아 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생식만 담당하는 여왕개미는 일개미로부터 돌봄을 받으며, 또 다른 일개미들을 낳지요.

일개미들은 번식 능력이 없기 때문에 각자 살아가면서 터득한 습성이나 형질을 자손에게 물려주지 못합니다.


그런데도 새로 태어난 일개미 역시 동일한 본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윈은 이러한 본능이 자신의 집단이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집단 내에서 유지되고 또 대물림되는 것이라 말합니다.


이때 본능은 반드시 그 종의 이익을 위해 형성되는 것이며, 결코 다른 종에게만 이익을 주기 위해 형성되지는 않습니다.


진딧물과 개미의 예를 한번 살펴볼까요?


진딧물은 개미가 다가오면 본능적으로 달콤한 분비물을 흘립니다.

언뜻 보면 이러한 행동은 개미에게 이익을 주려는 이타적인 행동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찐득찐득한 분비물을 억지로 배설하는 것보다 개미를 통해 제거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유익하기 때문에 생긴 본능입니다.


또한 개미가 주위에 머물고 있으면 다른 곤충들이 접근하기가 어려우므로 생존에도 유리합니다. 진딧물은 단물을 찾는 개미의 본능을, 개미는 진딧물이 분비물을 흘리는 본능을 서로 이용하는 것이지요.


본능은 생존과 번식에 있어서 신체 구조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만약 갓 태어난 새끼에게 젖을 빠는 본능이 없다면, 그래서 경험을 통해 젖을 빠는 방법을 배워야 먹을 수 있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생존에 필수적인 행위를 하지 못하는 종은 결국 도태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것이 자연 선택에 의해 본능이 생겨난 이유 아닐까요?


(3) 유전학과 DNA의 등장


다윈은 다양한 사례를 들며 본능도 자연 선택의 결과라고 주장했지만,

사실 그가 내세운 근거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었습니다.


특히 본능을 비롯한 부모 세대의 형질이

자손에게 유전되는 원리에 대해서는 다윈도 알지 못했습니다.


또한 어떻게 여왕개미로부터 완전히 다른 생김새에 생식 기능마저 없는 일개미들이 태어나는지, 그리고 불임의 원인은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유전학이 발달하기 전이었고,

DNA의 구조와 유전자에 대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지요.


당시 진화의 조건을 '개체'로만 보았던 다윈의 이론은 이 모든 것을 풀어 가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 유전학자들이 DNA의 원리를 발견한 이후에야 비로소 다윈의 이론에서 풀리지 않던 의문들이

체계적으로 설명되기 시작합니다.


유전자의 개념과 자연 선택이 결합하면서

비로소 동물의 행동에 대해 더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4) 추상화 이해하기



자, 이제 추상화를 통해 본능의 변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살펴볼까요?


둥그런 둥지에 새알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누구의 알일까요? 그리고 이 알은 험한 자연환경 속에서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뻐꾸기는 번식률을 높이고 더 많은 개체를 생존시키기 위해 다른 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 본능이 있습니다.


촘촘하게 짜인 둥지의 모습에서

생존과 번식을 향한 뻐꾸기의 강한 본능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본능은 생존과 번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세 개의 알을 더 단단하게 감싼 듯한 새로운 둥지의 형상이 보이네요.


어미의 보호 아래 안전하게 부화해서 튼튼하게 자라난 새끼들은 어미의 본능을 그대로 물려받기도 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합한 또 다른 본능을 드러낼 수도 있습니다.


생식 기능이 없는 일개미가 여왕개미의 알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것도

종의 생존과 번식을 위한 본능적인 행위입니다.


이러한 본능이 종에 이익이 되고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면 자연 선택은 그것을 보존하고 계속 축적해 나가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 과정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의미에서

알의 형상 속 이미지를 지층의 단면처럼 표현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의해 층층이 퇴적물이 쌓이며 지층의 단면이 형형색색을 띠는 것처럼 생명체도 유구한 시간 동안 자연 선택에 의해 다양하게 진화한다는 의미이지요.


알의 둘레가 지혜를 상징하는 구릿빛과

이성을 상징하는 푸른빛으로 변모하며 더 단단해진 모습입니다.


마치 위대한 자연의 힘을 보여 주는 듯합니다.


생명체들이 고군분투해서 살아남은 것은 자연의 선택을 받은 결과입니다.


자연의 지혜는 강한 자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자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자연의 이성적 사고입니다.

Plato 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