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시'새로운 길'과 인왕산 둘레길에서의 사색

by Plato Won
Photo by Plato Won 윤동주 문학관 제 2전시실 열린 우물


어제 일요일 오후에 친한 벗 둘과

인왕산 둘레길을 산책했다.


서울 도심 속 종로구와 서대문구의

한가운데 위치한 인왕산은 빌딩숲들과

풍화작용으로 인해 기괴한 바위산이

어우러져 묘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산책길에 겸재 정선이 그린

'인왕제색도'의 실제 장소도 둘러봤다.


실제로 조선 회화의 독창적 장르인

진경산수화의 원조이자 대가인

겸재 정선이 살았다고 한다.


그는 병상에 누운 60여 년 지기의

쾌유를 비는 간절함을 담아

인왕제색도를 그렸다고 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경복궁 쪽에서 인왕산 치마바위 쪽을

바라보며 그린 그림이다.


비가 그친 후의 인왕산을 표현한

그림으로, '제색'이란 비나 눈이

갠 후의 산빛이나 하늘빛을 말다.


조선 문인들이 시문에서 즐겨

사용하던 표현이자 맑은 정신을

지향하는 사대부들의 정서적

지표이기도 했다고 한다.


인왕산 치마바위를 지나

'청운문학도서관'에 이르렀다.


인왕산 둘레길에서 만나는 한옥

도서관으로 조용하게 책을 읽거나

사색을 할 수 있는 장소,


한옥과 소나무, 작은 폭포가

어우러져 책을 곱씹고 사색이 절로

될 듯한 도서관이다.


부암동으로 좀 더 내려와

'윤동주 문학관'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문학관을 둘러보다 윤동주 시인의

육필원고 <새로운 길>에 시선이

멈추었다.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문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1938.5.10


윤동주 시인 새로운 길 육필원고

윤동주 시인의 장례식장에서

유족들이 하고많은 시 중에서 이 시를

낭독했다고 한다.


시대와 세대를 넘어 우리 모두의

거울이 된 윤동주 시인에게

'새로운 길'이란 어떤 길이었을까?


일제 침략기,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늘 자신을 끊임없이 성찰하며

새로운 길을 추구하며 고통스럽게

살았던 것인가?.


"윤동주에게 길은 숙명이다.

'새로운 길'은 그 숙명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의 평온한 고백이다.

그는 이 길 위에서 비로소 '바람'과

'별'과 '나'를 하나로 통합한다."


마광수 문학 평론가의 해석이 와닿는다.


시에서는 새로운 길에 대한 희망보다는

조국을 잃은 청년이 짊어져야 할

외로움과 고독, 누구와도 함께 하지

못하는 길로 향하는 엄숙함이 느껴진다.


인왕산 둘레길 끝자락 부암동에

위치한 핫플 계림사에서 치맥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나에게 '새로운 길'은 무엇일까?"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되새김질 하게 하는 일요일 오후

인왕산 둘레길 산책이었다.



Plato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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