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부조리에 저항하는 순간 삶은 비로소 호사를 누린다
Photo by Plato Won하늘 天, 땅 地, 아니 不, 어질 人,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고,
자연은 어질지 않다.
스스로 自, 그럴 然.
스스로 그러한 자연은 만물을
생성화육(生成化育)함에 있어
어진 마음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키는 대로 행할 뿐이다.
그래서 자연은 그 자체로 부조리다.
벚꽃을 피웠으면 그냥 좀 내버려 두지
이내 비를 뿌려 벚꽃 잎을 땅바닥으로
내동댕이 쳐 버린다.
그래서 자연의 부조리에 저항하기
위해 저녁을 얼렁 먹고 우산을 받쳐 들고
벚꽃을 담으러 판교 운중천으로 나가
눈에 잡히는 대로 털래 털래 찰나의
순간을 남긴다.
감미로운 음악이 빗소리와 겹쳐
귀는 호강하고, 비를 머금은 벚꽃으로
눈도 호강하니, 이 호사가 자연의 부조리
덕분 아니던가.
프랑스 실존주의 철학자
알베르 카뮈가 삶이 부조리라더니
자연도 부조리다.
그 부조리 끝에는 자유와 낭만과
반항정신이 깃들어 있으니,
삶의 부조리도, 자연의 부조리도
우리를 호사시키는 것 아니겠는가.
삶이 부조리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인간은 비로소 자유와 낭만과 저항정신을
얻어 삶이 호사를 누린다.
Plato 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