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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투어 Jul 11. 2016

Ciao, Italia(1)

드디어, 우리는 이탈리아로 간다.

16년 6월 10일, 오후 03시 05분.

우리는 이탈리아로 간다.


이 시간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음.. 솔직히 말하면 한때는 많이 기다렸다가 점점 D-day가 다가올수록 오히려 여행을 떠나는 게 아까워지고, 가기 전부터 돌아올 걱정을 하고 있다. 무려 2주 동안의 여행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흔하지 않은 기회여서 그럴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이 2주간의 휴가라니.. 마무리하지 않은 일을 두고 가는 것 같아 불안하고, 갔다 오면 엄청나게 쌓여있을 것만 같은 일거리가 걱정되지만, 이제 와서 어쩌랴, 예매해둔 비행기표, 숙소, 이탈리아에서의 기차, 렌터카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일정 하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 걱정은 갔다 와서 해도 충분하고, 늦지 않으리.


비행기를 타면 누구나 한번쯤 찍어보는 하늘사진. 설레는 마음의 표현이 아닐까.


올해 초부터 어디를 갈지 고르는 것부터가 우리의 고민이었다.

인터넷으로 몇 자만 검색하면 블로그에 카페에 수많은 여행정보가 나오지만, 우리는 아직 여행책자를 사서 보는 게 더 좋다. 서점에 가서 유럽 여러 도시가 정리되어 있는 책을 사다가 어디갈지를 고민했는데, 계획 없이 2주라는 시간만 봐서는 유럽 3개국 정도는 쉬이 갔다 올 수 있을 것만 같았지만, 그러기에는 2주가 짧다.

3개국에서 2개국으로 수정하고 다시 계획을 세워보니 이탈리아 한 곳만 구경해도 너무나도 볼게 많아 최종적으로는 이탈리아 한 곳만 가기로 결정하고, 이탈리아 여행책을 하나 더 구입하러 간다.


10년 전 유럽 배낭여행할 때에도 이탈리아는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3곳만 둘러보고 오스트리아로 넘어갔었다. 군대 전역하자마자 군대 동기들과 함께 여름방학을 이용해 여행했던지라 조금이라도 더 많은 나라, 더 많은 도시를 보겠다고 매일 도시와 도시를 이동하며 다녔다. 이탈리아 3개 도시를 구경했지만, 이탈리아에 머물렀던 시간은 고작 2박 3일.


이번에는 함께 가는 사람도 다를뿐더러, 무려 이탈리아에서만 11박이다.

캐리어에 빠뜨리고 가는 게 없는가 하고 수첩에 적으며 준비하고, 가기 전날까지 다시 한번 확인을 한다. 예매한 기차표와 렌터카, 숙소도 혹시나 잘못된 게 없나 하고 출력된 영수증을 확인하고, 전화로도 확인해본다.

나름 외국여행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가면 갈수록 겁이 많아지고, 뭐하나 두고 가는 게 없나 자꾸만 살펴보게 된다. 예전엔 없으면 가서 사지머, 까짓 거 없어도 며칠뿐인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한식이 생각날까 봐 라면과 고추장을 준비하고, 이탈리아 소매치기가 걱정되어 자물쇠와 캐리어를 묶어둘 와이어도 함께 준비해서 간다.


■ 이탈리아 여행 일정

이탈리아 밀라노 도착 → 베네치아 → 피렌체(피사) → 이탈리아 남부(포지타노, 아말피) → 나폴리 → 로마


이탈리아 여행 일정(밀라노부터 로마까지)


여행 가기 2주 전부터는 여행책 부록으로 딸려온 밀라노,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 4개 도시의 시내지도를 매일 저녁 식탁 위에 펼쳐놓고, 볼거리와 맛집을 표시한다. 수첩에도 날짜별로 해야 할 일, 먹어야 할 것들을 따로 적어두고, 덩달아 대중교통 노선도 지도에 함께 표시해서 최대한 체력을 아껴서 둘러볼 수 있는 코스를 계획한다. (해외여행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최대한 지하철은 멀리하고, 가능한 한 버스나 트램을 이용해서 조금이라도 더 구경을 하려고 한다. 지하철을 타면 편하게 목적지를 가지만 지하로만 다니니 못 보고 놓치는 게 너무 많아 아쉽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이탈리아 여행 준비가 끝났다. 캐리어를 들고 집을 나서는 순간 가슴이 설레어온다.

어떤 멋진 모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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