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받은 책 리뷰 -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의 자서전 <Shoe Dog>
나는 보통 성공한 사업가들의 자서전을 안좋아한다.
자신을 지나치게 신화적으로 묘사하거나 훈계조로 무조건적인 노력과 희생을 강요하는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미친 열정이나 천재 CEO의 남다른 능력 과시, 괴짜 CEO의 기행에 가까운 이야기들은 재미있고 충분히 듣고 배울만하지만 문제는 결국 우리는 그들처럼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세계 최대 기업 나이키의 창업주 이야기는
‘저 사람과 그 동료들도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고, 실수 투성이었고, 매일 위기에 직면했었다’
는 것들이 잔뜩 쓰여있다.
547 페이지나 되는 책 내용 중 490 페이지까지 이들은 계속해서 위기가 닥치고 온 힘을 다해 힘들게, 꽤 많이 우연찮게 해결하면 곧이어 또다른 위기가 닥쳐 온다. 지금도 여전히 수 많은 위기에 힘겨이 대응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 책 중간 중간마다 필 나이트와 그의 아내 페니는 ‘이 회사가 망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하나’ 라는 대목이 끊임 없이 나온다.
뭐랄까…
‘저 대단한 글로벌 기업 회장도 우리랑 같은 사람이구나’
라는 동질감에서 나오는 위로라고나 할까?
성공한 사람의 자서전을 통해 지금 직면한 위기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러한 위대한 해결 방식보다는 ‘내가 지금하고 있는 고민과 절망이 내가 부족해서, 내가 어리석어서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자괴감으로부터 ‘저 대단한 사람도 나와 같은 고민을 했었구나’ 라는 안도감과 위안을 준다.
구멍가게 사장부터 초대기업 CEO 모두 매 순간이 가장 힘들고 내일은 또 어떤 위기가 닥쳐 올지 걱정을 해야하며 갑작스레 벌어진 일을 대응하며 그 과정에서 상처입지만 그래도 해내고 산다.
그래서 이 책이 좋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이 나만의 것이 아니며, 이러한 힘듦 속에서도 해낼 수 있다는 위안과 위로를 모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