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베트남 시장인가
- 3화. 안정적인 사회체제
수많은 신흥 시장 중 왜 베트남인가에 대한 답변 중 가장 현실적이고 누구나 쉽게 수긍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베트남 사회 체제의 안정성이다.
1) 1당 공산당 집단 관리 체제
2) 화교의 영향력이 없는 나라
중략
나머지 내용은 책으로 봐주세요~
3) 소수 민족의 갈등이 없는 나라
베트남의 민족 영웅 호찌민 주석이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국가 수립를 선포할 때 민족간의 화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국가의 첫 깃발 게양하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필요한 4명중 2명은 평지 비엣족 출신으로 나머지 2명은 산지 소수 민족을 내세우며 민족간의 화합을 표방했다. (그 4명은 남성 2명, 여성 2명이기도 하다). 베트남에서는 딱히 소수 민족이라고 해서 큰 차별을 받는 경우도 드물어 소수 민족의 갈등이 없다.
베트남 54개 종족의 모습
4) 곁다리로 다른 국가들은?
#필리핀
주목받는 신흥 시장인 나이지리아, 미얀마, 필리핀 모두 종교 간, 민족 간의 갈등 때문에 독립 분리 운동이 일어나거나 폭력 분쟁으로까지 일어나서 사회가 불안하기 일쑤이다. 신흥 시장의 가장 취약점이 베트남에는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에서 강력한 권력을 틀어쥐고 있는 화교의 영향력 또한 없어 갈등 요소도 없다. 베트남에서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국민 모두에게 깔려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무슬림 말레이인들의 중하층민을 이루고 있고 주요 소비는 모두 화교들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나마도 최근에는 방글라데시와 스리랑카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최하층민을 이루면서 불안한 사회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유망한 시장으로 V.I.P (Vietnam, Indonesia, Philippines)을 꼽는데 우선 개인적으로 필리핀 국가적으로는 지금처럼 성장할 수는 있겠지만 국가 발전의 핵심인 중산층 형성이 어려워 근본적인 국가 발전은 어렵다고 본다. 필리핀은 1565년 스페인 식민지 점령이 시작되면서 역사 기록이 시작되었다. 그 이전 원주민들의 역사 자체가 아예 없다. 우리나라나 베트남처럼 과거 영웅들의 모습을 배우면서 우리도 예전처럼 잘 될 수 있다 하는 구심점이 없다.
<사진설명, 필리핀 지역별 토호 세력 가문 지도>
게다가 필리핀 국부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82개 크고 작은 가문들은 스페인 식민지 시대부터 지금까지 자신의 지방에서 살아오면서 소왕국을 이루며 번갈아가며 필리핀 대통령을 하고 있다. 필리핀은 지방 자치주들이 모여서 국가를 이루는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지방 도지사의 비리를 조사하러 나온 중앙 조사관을 총으로 쏘아 죽여도 아무런 일이 벌어지지 않는 곳이 필리핀이다. 지방 주지사나 시장 선거 때만 되면 경쟁 지역 토착 가문들끼리 유세장에서 살해하거나 폭탄 테러를 일으키는 일은 다반사. 각 지역의 경찰마저도 어느 가문의 후원을 받느냐에 따라 법 집행 방식이 달라지니 답답할 노릇이다
독립된 필리핀 역사 자체가 스페인 식민지 시절 몇몇 가문이 자신들을 스페인 귀족으로 인정해달라고 스페인 왕에게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것에 격분해서 스페인과 전쟁을 통해 독립해서 시작되었다. 국민들의 열망에 의해 이루어진 독립이 아닌 지배 계층들의 정체성에 의해 이루어졌고 그 지배세력은 지금까지도 변화가 없는 나라이기에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게다가 경제권은 화교들이 쥐고 흔들고 있고 엄청난 빈부의 격차 속에 국민들은 판자촌에 살고 있는데 과연 발전할 수 있을지 암울하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를 총으로 쏘아 죽일 수 있다는 반인권적인 명령을 내놓았으면에도 일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의 상황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인도네시아
인구 2억 5,000만명의 지하자원도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발전 가능성이 있지 않으냐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저력이 있는 나라인 것은 맞기는 하지만 아직도 인구의 40% 이상이 제대로 전기 공급과 수도 공급을 못 받고 있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잘 모른다. 17,509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나라에 6,000여 개의 섬에 흩어져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교통 통신의 미발달과 물류 발전의 어려움이 있다. 인도네시아를 막연하게 인구 2억 5천만의 거대 시장으로 보면 안되는 이유이다.
<사진 설명, 인도네시아에서는 금기어인 1998년 반화교 폭동>1997년 IMF로 인한 인도네시아의 경제 위기에 따른 불만은 1998년 과격한 시위로 번졌고 평소 화교 때문에 모든 경제권을 빼앗겼다고 생각한 수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이 상대적으로 부유한 화교들을 죽이고 집을 불태우는 끔직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끔찍한 사건에 대해 인도네시아에서는 더 이상 공론화하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지만 화교들에게는 그 때의 참상에 대한 강한 트라우마가 있다. 부유한 화교들은 언제 또다시 벌어질지 모를 일에 대비해 싱가포르에 돈을 예금하고 언제든지 배를 타고 싱가포르로 탈출할 수 있는 북쪽 강변에 집을 짓고 머무르고 있다. 인도네시아 화교들의 거대한 자본이 인도네시아 시장으로 유통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이다.
반면 토착 인도네시아인들은 화교가 아닌 이상 경제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해 공무원이 되려고들 하는데 화교들이 일반 공무원이나 경찰, 군인이 될 수 없어 경쟁이 낮기 때문이다.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닌데 화교들이 공무원이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수한 인재들이 새로운 산업에 뛰어들고 젊은 사업가들이 창업을 해야하는데 사회 전반에 펼쳐진 패배감에 인도네시아인들에게서 역동적인 모습은 찾을 수 없다. 다만 최근 개혁적이고 시장 친화적이면서 친서민적인 조코위 대통령이 재임에 성공하면서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 조코위 대통령이 군부의 반발을 잘 달래며 경제 발전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지가 인도네시아 미래의 관건이다.
여하튼 굳이 남의 나라의 아픈 치부까지 들추며 하고 싶은 말은 베트남 체제의 안정성이 베트남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밖에 없는 두 번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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