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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Sep 28. 2019

왜 베트남 시장인가 -6화. 트렌드에 민감한 IT강국

1)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


2011년 처음 베트남에 왔을 때 연간 1인당 국민소득이 1,500달러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많은 것을 깨닫고는 충격을 받았다. 한 마디로 좀더 잘 사는 한국 사람인 나도 스마트 폰을 안 쓰는데 못 사는 나라 베트남 사람들이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것이 믿기지 않는 건방진 충격이었던 것이다.

                                                                       

<사진 설명, 2011년 당시 베트남은 이런 환경이었는데 스마트 폰 사용자가 꽤 많았다>


게다가 호찌민은 와이파이 천국이었다. 호텔이 아니라 길거리 식당이나 카페에서조차도 와이 파이가 무료였다. 한국에서도 무료 와이 파이가 드물었던 것은 당연했고 2013년까지도 싱가포르나 태국 5성급 호텔에서도 하루 와이파이 사용료가 10~20달러였다. 그런데 베트남에서는 커피 한 잔에 1천원도 안하는 곳에서도 와이파이가 무료였다. 그것도 에어컨도 안나오고 선풍기가 돌아가는 허름한 카페와 식당에서 말이다. 뭔가 80년대와 2011년이 혼합되어 있는 부조화스러운 모습이 이해가 안되었다. 나름 3개월간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있는 베트남 관련된 책이란 책은 다 읽고 왔는데 건방진 자신감이 한 방에 무너졌다.

 

<사진 설명, 커피 한 잔에 1천원도 안하는 길거리 카페에서도 와이파이는 무료>


사실 지금도 월급이 300달러도 안 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베트남 사람들의 소득 수준을 가늠할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베트남 사람들의 소비력은 단순 통계상의 숫자로는 절대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통계 자료는 작은 것을 크게 뻥튀기된 것이 많지만 베트남은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어 실제보다 작은 규모로 보고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글로벌 디지털 리서치 회사 ‘We Are Social’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을 보유한 18세 이상의 성인 인구 비율은 55%로 나타난다(2017년 KOTRA 하노이 무역관 리포트). 2015년 기준이니 지금은 9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 베트남 도시화율이 40% 가 안 되는 베트남 상황을 고려하면 베트남 도시에 사는 사람 대부분의 스마트 폰을 이용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베트남 사람들은 실제로 돈이 많기 때문에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11년째 베트남에 살면서 살펴본 바로는 그것이 맞기도 하고 다른 이유가 있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사진 설명, 베트남은 다른 어떤 동남아 국가 보다 스마트폰 절대 보급률이 높다>

     

2) IT 강국 베트남


2011년 일본과 베트남을 비교하면 길거리에서 스마트 폰을 들고 다니는 사람의 체감 비율은 베트남이 더 높았다. 일본에서는 스마트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시장이 매우 늦게 형성되었고 결국 IT 업계에서 밀려나는 수모를 겪고 있지만 베트남에서는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스마트 폰 시장이 급속도록 성장했다.


       



여기에는 베트남의 인터넷 환경도 한 몫한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답지 않게 인터넷 환경이 매우 좋아 길거리 어디에서나 무료 와이파이 존이 잘 형성되어 있다. 다낭, 후에 같은 곳은 도시 전체가 와이파이 존을 형성한 곳도 있다. 베트남에서는 페이스 북 이용률이 매우 높은데 We Are Social에 따르면 5,500만명 가량이 베트남에서 페이스 북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SNS를 차단하고 여론 차단에 힘쓰는 중국과는 참 많이 다르다.


베트남에서는 군이 기업을 운영해 수익 사업을 내고 있는데 그 중 군대가 운영하는 Viettel이라는 통신사는 인근 아세안 국가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모잠비크, 탄자니아 남미 페루 등 전 세계 10개국에 진출 1억 7,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세계 15대 통신 그룹이다. Viettel은 이동 통신뿐만 아니라 통신 전자 산업 하이테크 무기 산업 사이버 보안 사업까지 진행 중이다


<사진 설명, Viettel이 세계 곳곳에 진출한 통신사, 시계 방향으로 부룬디, 아이티, 페루, 카메룬>


들리는 소문으로는 하노이에서 열렸던 북-미 정상회담이 잘 성사되었다면 Viettel이 북한으로 진출했을 것이라고 한다. Viettel이 이미 진출한 국가 기간 산업이자 어느 곳에서든 도감청을 할 수 있는 통신 시설이기에 글로벌 기업이나 자신들을 장악하려는 중국 기업 보다는 베트남의 군통신사가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베트남이 IT 강국임을 증명하는 또 다른 것은 바로 베트남 국민 메신저 Zalo이다. 2012년 12월 런칭해서 1년 4개월 만에 1천만명 유저를 확보하고 그리고 1년 후 3천만 유저를 달성하더니 지금은 약 8천만명의 유저를 보유한 초대박 국민 메신저가 되어 있다.


7천만 가입자를 알리는 Zalo


전세계 통틀어서 자국의 메신저가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는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들을 다 물리치고 베트남의 모바일 앱이 MS 1등을 차지하는 기염을 통하고 있다.


겉으로 봐서는 IT강국이자 트렌드에 민감한 베트남 속성을 알 수 없는데 베트남 주재원들이 공통적으로 동의하는 부분 중 하나는 한국 본사에서 교육하러 오면 베트남 직원들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수업 내용에 대한 질문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 떄문에 새로운 것을 익히고 남의 것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서 발전한 일본, 한국, 중국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베트남이 곧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적 비약이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관습과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 사이에서 괴리감이라고 하는 것은 존재하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5G 속도로 빠르다는 점. 지금 당장은 베트남의 절대적 시장 규모가 작지만 특정 상품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 해당 카테고리 규모가 3배, 4배 커지는 것은 순식간이 될 수 있다.


베트남은 단순하게 인구가 많고 아직 성장을 못 했기 때문에 잠재력이 있다고 말하면 안 된다. 베트남의 잠재력은 내일이라도 당장 트렌드가 형성되었을 때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는 생동감이 넘치는 나라 베트남이 발전할 수밖에 없는 다섯 번 째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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