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보험 시장이 2009년 이래 해 마다 20% 이상 고성장하며 전 세계 보험 업계의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베트남 재무부에 따르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합쳐서 2011년 36조 5,520억동 (한화 1조 8,280억원)이던 총 납부된 보험료가 2020년 184조 6620억동 (한화 9조 2,331억원)으로 405% 성장했다. 베트남 보험협회에 따르면 베트남 전체 인구의 12%가량만 가입해 아직도 7천만명 이상이 보험에 가입할 여력이 있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베트남은 코로나 펜데믹에도 불구하고 2020년 2.91% 성장하며 전 세계에서 몇 안되게 성장을 했다. 코로나 시국 이전에는 연평균 6% ~ 7%의 안정적인 성장을 해 보험 가입 가능성이 높은 중산층이 해마다 200만명 이상 형성되고 있어 베트남 보험 시장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다.
인구 고령화와 생산 가능 인구 감소로 보험 산업 자체가 위기에 몰린 선진국과 달리 베트남은 UN에서 발표한 중위 연령 31.9세의 젊은 나라로 신규 보험 가입 후보자들이 넘쳐 난다. 중국 38.4세, 한국 43.7세, 일본 48.3세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보아도 확연히 베트남이 젊은 나라임을 알 수 있다. 베트남은 젊은 인구에 9,800만명의 세계 15위 인구 대국이라 보험 업계 입장에서는 노다지가 가득한 금광이나 다를 바가 없다.
2020년 기준 베트남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규모 비중은 대략 7 : 3 비율로 보장성 보험보다는 저축형 보험이 주를 이룬다. 이는 원금 보장성 보험 가입을 통해 저축을 대신하려는 경향이 강해서이다. 또한 베트남 사람들 기저에는 가족의 죽음으로 돈을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강해 보장성 보험 가입이 낮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만 기성 세대와 달리 최근 인식이 달라진 젊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보장성 보험 가입률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베트남에서 보험 가입은 전통적인 보험설계사들을 통한 대면접촉으로 상품 가입이 전체 보험 가입이 93%였다. 보험 설계사가 본업인 사람 못지 않게 의사, 교사, 공장 작업 반장, 화장품 방문 판매 사원 등등 다양한 직업군에서 투잡으로 보험 설계사 일을 하고 있다. 이는 베트남 소비가 가족이나 친구처럼 신뢰할 수 있는 사람, 이렇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추천하는 사람을 통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 보편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체에서 중간 관리자이거나 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전문직 30~40대를 중심으로 전문 설계사를 통해 재무 상감을 받으며 보험을 가입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외국계 생명보험사들 중심으로는 은행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가 급격히 늘고 있다. 손익도 좋고 젊은 가입자들이 많아 시장은 환호하고 있다.
생명보험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손해 보험에서 고성장을 하는 분야가 자동차 보험이다. 자동차 보험 가입은 의무이다 보니 자동차 판매와 자동차 보험 신규 가입이 직결되어 있다. 해마다 두 자리수 성장을 하고 있는 베트남 내수 자동차 시장은 과거에는 택시, 기업용 렌터카, 트럭과 같은 상업용 차량 구매가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개인 차량 판매가 급격히 늘고 있다. 2018년까지 고가의 수입 완성차는 연평균 75,000여대가 판매되었는데 2019년 132,361대, 2020년 코로나 펜데믹으로 판매량이 줄어든긴 했지만 그래도 109,530대가 판매되어 중산층 증가가 자동차 내수 판매 산업과 자동차 보험 산업을 덩달아 키우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전기자동차 지원에 대해 검토하고 있어 코로나 펜데믹이 종식되면 자동차 보험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황금알 낳는 보험 시장이다 보니 업계간 경쟁은 치열하다. 18개 회사가 활동중인 생명보험 업계는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중하위 업체들이 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상위권 업체들도 최근에서야 흑자 전환을 했지만 누적 기준으로는 대부분 적자이다. 하지만 매력적인 향후 시장을 생각하고 계속해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31개 회사가 활동 중인 손해 보험 업계는 2015년 상위 5개 업체가 63%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2020년 기준 54.8%로 하위 업체들과의 간극이 줄어 들고 있다.
한국 보험사 중에는 한화생명이 가장 발빠르고 적극적으로 베트남 시장에 뛰어들었다. 2009년 베트남에 현지 법인을 설립,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2016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20년에는 전년대비 20% 성장해 수입보험료 1,714억원을 달성 전체 18개 생명보험사 중 7위가 되었다. 2018년 호치민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대회를 개최하고 한화 E-Sports단을 통해 잠재 고객인 젊은층에게 브랜드를 적극 알리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2017년 프랑스 생명보험회사 프레보아 베트남 법인의 지분을 50% 인수해 공동 운영중인데 2020년 최초로 업계 10위에 등극했다. 삼성생명은 몇 년 전부터 베트남 재무부가 최대주주이자 1위 생명보험회사인 바오 비엣 지분 인수를 추진을 위해 베트남 정부와 협의 중이다. 하지만 최근 바오 비엣의 지분을 17.5%에서 22.09%를 늘린 일본의 스미토모 생명이 삼성생명을 반갑게 맞아줄리는 만무해 보인다. 신한생명은 2020년 베트남 재무부에 법인 인가 신청을 내고 2023년부투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트남 외국계 은행 1위이자 베트남 전국에 41개 은행 점포를 가진 신한은행을 통해 방카슈랑스에 집중하면 단숨에 중위권까지 올라 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해 보험 업계에서는 DB손해보험이 2015년 베트남 우체국보험 PTI 지분을 37.32% 인수해 자동차 보험에서는 1위, 전체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2017년 베트남석유공사보험 지분 20%를 인수해 손해보험 업계 5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해상은 베트남 국영은행인 비엣틴뱅크의 보험사이자 13위 손해보험회사인 VIB보험의 25% 지분을 취득했다. KB손해보험은 2위 손보사인 바오 민의 지분 취득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어지간한 한국 보험회사 대부분은 베트남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전문 인력을 통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해외 사업에 뛰어들 것 같지만 의외로 최고 경영진의 성급하고 충동적인 판단으로 허겁지겁 베트남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베트남에서 금융업으로 사업 인가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외국 자본의 무분별한 진입을 막기 위해 베트남 정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이다. 하지만 성격 급한 한국 기업들은 언제 사업 인가를 받을 지 몰라 마냥 기다릴 수만 없어 베트남 현지 업체 지분을 인수해서 사업을 시작한다. 이 방식은 시간은 절약할 수 있으나 막상 인수하고 나서 회사 실정을 살펴보면 장부와 달라 고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략적 지분 투자라고는 하지만 실질적인 권한 없이 베트남 사업에 진출했다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투자한 경우에는 이렇다할 성과 없이 자본금만 까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협상 테이블에서 급한 쪽이 손해 보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의 만고불변의 진리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