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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Feb 19. 2018

가성비에 숨겨진 진실

‘돈은 없는데 폼나게 좋은 것은 사고 싶다’


어느 시대에나 경제 위기가 오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계층은 중산층이다. 경제가 좋든 나쁘든 상류층과 하류층은 큰 변화가 없다. 상류층에게는 잃어 봐야 갖고 있는 것의 일부이고 하류층에게는 얼마 남지 않은 것에서 잃은 것이기 때문이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대출금리가 올라가니 자가 보유를 위해 대출받거나 여윳돈으로 주식 투자하던 중산층들에게는 큰 타격이었다. 대출금리는 올라가는데 반대로 집값은 떨어지니 심각하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 한국의 중산층들은 4년제 대학을 나와서 대학 시절 해외 어학연수를 다녀왔거나 유럽 배낭여행 정도는 다녀온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쪼그라드는 살림과 팍팍한 경제 환경에 소비는 줄여야겠는데 그동안 써오던 씀씀이와 알게 모르게 내세웠던 ‘내가 이 정도는 써줘야 한다’는 '가오'를 한 번에 지우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이 '가성비'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성비 제품들. 가성비 유행에 대해 많은 해석들이 있지만 한 마디로 말하면 ‘돈은 없는데 폼나게 좋은 것은 사고 싶다’ 아닐까


가성비를 찾는 이유는
돈은 없는데 폼나게 좋은 것은 것은 사고 싶어서


돈이 있으면 럭셔리 제품을 사고 싶어 하지 등급 낮추어 ‘B+ 프리미엄’이니 합리적인 소비자라 불리며 가성비 좋은 제품을 사고 싶어 하겠는가? 


10여 년 전에는 지금 당장은 돈이 없어도 내 스펙에, 내 직장이면이 정도는 사줘야 한다는 '가오'가 있었고 앞으로 예상되는 수입과 사회적 지위를 미리 끌어다 소비를 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앞날이 불투명하다. 그렇게 갈망하던 대기업에 입사해도 곧바로 퇴직하면 치킨집을 차려할지 커피 전문점을 차려야 할지를 고민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내 가오는 죽이고 싶지 않고 돈은 아껴야겠기에 선택한 것이 '가성비 제품'들이지 싶다. 사실 돈 아끼려는 마음이었으면서도 '나는 현명한 소비자'라는 자기 위안과 '남들이 잘 모르는 진흙 속의 진주를 찾아낸 뿌듯함'이 버무러진 소비 행태가 아닐까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을 30% 싸게 사면 ‘30%를 벌었다’고 생각하지 70% 해당되는 돈을 지불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대한민국도 이제 유럽, 일본처럼 물가는 안 오르고, 싸고 좋은 제품을 찾는 장기 불황 시대에 접어든 것이었다.

이제 저렴한 제품을 사도 고객의 '가오'를 살려주는 '품위 유지 마케팅'을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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