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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Feb 20. 2018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시장에서



깔끔하고 고급스럽기 그지없는 자카르타의 쇼핑몰들은 홍콩, 일본에 있는 그 여느 쇼핑몰보다 더 고급스럽고 휘황찬란하기 그지없었다. 승용차, 택시가 아니면 접근하기도 힘든 그곳. 쇼핑몰 안의 물가는 인도네시아 1인당 GDP 보다 4배가 넘게 많은 한국의 그것과 비슷했다. 2억 4천만의 인구 중 그곳을 갈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되는가... 태생이 촌놈이라 그런지 천성이 싸구려 때문인지 그런 곳이 썩 내키지 않는다.


역시 사람 냄새나는 곳은 시장이렸다. 생선 토막 내는 비린내도, 간밤에 쏟아진 비 때문에 질퍽해진 시장길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그리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카메라를 들이대면 경계의 눈초리가 쏟아지는 백화점과 달리 렌즈를 향해 그 사람 좋은 미소와 부끄러운 듯 손을 내젓는 사람들의 모습이 풍겨지는 곳이 시장이다.


노란 머리의 유럽 여행객들만 보다 드물게 한국인이 시장에 나타나서인지 모든 시선들이 나에게만 쏟아진다. 졸음에 겨워 잠시 몸을 가둔 아낙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자 여기저기 폭소가 터져 나온다. 웃음소리가 아니 들리는지 낯선 이 가 사진을 찍어대는데도 미동도 없자 시장 안의 웃음은 더욱 커져댔다.  


생경한 이의 카메라가 쑥스러운 듯 사진을 찍지 말라며 자꾸 카메라를 피하는 이도 있다. 그래도 옆자리 아낙이 대범하게 포즈를 취하자 궁금한지 자기도 보여달랜다. 그래도 사진을 아니 찍겠냐고 물어도 쑥스러운 미소와 함께 고개를 가로 짓는다.


예전 우리 어른들이 사진을 찍으면 영혼이 사진에 갇혀 오래 못 산다고 사진 찍기를 거부하고는 했는데 그래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무슬림 여인이 낯선 남자에게 자신의 얼굴을 내미는 것이 불편한 것인가…

생경한 이의 눈에 비친 장터의 모습은 익숙하고도 친숙한 사람들의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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