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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Jun 29. 2023

베트남의 골 때리는 그녀들


1


Dep(뎁)은 베트남어로 Beauty라는 뜻인데 베트남 럭셔리 매거진 <Dep>이 베트남 여자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을 표지 모델로 내세웠다.



아모레에서 근무할 때 설화수와 라네즈 광고를 항상 실었기 때문에 매달 잡지를 살펴봤었는데 여느 뷰티 잡지 마냥 전문 모델들이나 영화배우들이 표지를 장식했었다.



그런데 이번 호에는 베트남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를 표지 모델로 내세웠는데 정말 훌륭하다. 베트남 여성의 강인함과 본연의 아름다움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넘쳐난다.


2


오는 7월 20일부터 호주ㅡ뉴질랜드 공동 개최로 FIFA 여자월드컵이 열리는데 세계 32위인 베트남이 사상 처음으로 본선에 올랐다. 같은 조에 미국 (1위)  - 네덜란드 (9위) - 포르투갈 (21)과 같은 조라 상당한 고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베트남 여성 특유의 강인함과 침착함으로 며칠 전 독일 현지에서 치러진 세계 2위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1-2로 패하긴 했지만 꽤나 선전해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내가 책에서도 칼럼에서도 그리고 강연을 통해서도 말하지만 '베트남을 이해하자고 한다면 반드시 베트남 여성'에 대해 알아야만 한다.


역사 속 수많은 여성 영웅들과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가족을 이끌어가는 베트남 여성들을 조금이라고 알게 되면 내가 왜 항상 강조하는 지를 알게 될 것이다.


  3


인기 팟캐스트 <매불쇼>에서 영화 이야기만 골라 듣는데 전찬일 영화 평론가가 베트남계 프랑스 영화감독 트란(쩐) 안 홍의 <그린 파파야 향기>를 극찬하던 것을 들었다.


1993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 상을 수상하며 세계 영화계에 등장하게 만든 영화이지만 안타깝게도 베트남 여성을 전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작품이다.



감독이 어린 시절 베트남을 떠나 프랑스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고국을 그리워하고 자신이 상상 속 베트남 여성을 그려낸 이 영화는 서양인들의 고정 관련 속 '순종적인 아시아' 여성을 그려냈다. 물론 베트남 여성 일부분일 수는 있으나 강인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베트남 여성을 전혀 그려내지 못했다.


얼마 전에도 포스팅한 적이 있는 한겨레 신문의 박미향 기자님의 호이안 음식 여행기에 인용된 글로 그 이유를 대신한다.


'17세기 후반 베트남에 표류한 적 있는 조선 사람 고상영은 제주로 돌아와 “베트남에서 남자는 천하고 여자는 귀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심지어 딸이 태어나면 기뻐하지만 아들이면 우울해했다는 기록도 있다. 농사짓는 땅이 삶의 근간인 베트남에서 대지를 상징하는 어머니, 여성은 베트남의 중요한 가치를 지키는 존재였던 것이다'

- 박미향, ‘먹거리 천국’ 호이안 길거리 음식의 모든 것 [ESC]', <한겨레신문>


4.


내가 예산이 충분히 있는 화장품 회사의 베트남 마케팅 팀장이라면 이번 Dep 표지에 실린 그녀들을 메이크 업 광고 모델로 모실텐데...


화장은 단순하게 예뻐지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 본연의 아름다움을 끄집아 내주기도 하고 당당함을 이끌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표지 사진을 잘 보면 모델들 뒤로 LG전자의 스타일러가 PPL 했는데 매우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다만 매출과 연결될 수 있는지는 별도이다만은...


골 때리는 베트남의 그녀들!


이번 월드컵에서 꼭 16강 진출하기를!!!


* 우리 한국 여자축구대표도 이번 대회에서 꼭 4강에 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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