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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Jul 27. 2023

무명의 일본 피자, 글로벌 피자
브랜드를 쓰러 뜨리다!

베트남에는 한국 대기업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룡 기업도 실패하고 철수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작은 식당으로 시작한 소기업이 글로벌 기업을 제치고 최고 실적을 거두는 반전 드라마를 쓰는 경우도 있다. 오늘 전해드릴 이야기는 글로벌 브랜드들의 무덤 베트남 피자 시장이다.


글로벌 피자 브랜드들의 무덤, 베트남


몇 년 전 칼럼을 통해 세계 최대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나, 햄버거의 대명사 맥도널드와 버거킹이 베트남에서 고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드린 적이 있다. (주간경향 1408호 <스타벅스 커피는 왜 인기가 없을까> 참조). 미국의 패스트푸드 전문 매거진인 <QSR>은 해마다 미국 최상위 50개 패스트푸드 체인의 점포수와 매출 현황을 보도하는 <QSR 50>을 발표한다. 


<QSR 50, 2022>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도미노피자는 미국 전역에 6,560개 매장을 운영하며 연 매출 86.4억 달러 (한화 11조 2000억원), 피자헛은 6,548개 매장에 연 매출 55억달러 (7조 1500억원)를 기록하는 초대형 기업들이다. 하지만 이 두 브랜드는 베트남에서는 글로벌 위상에 어울리지 않게 소소한 실적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라 하더라도 베트남 시장에 적합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



코로나 펜데믹 이전 2019년 기준 피자헛은 베트남 전국에 128개 점포를 운영하며 7,490억 베트남동 (한화 37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미국 1위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베트남 IPP사는 버거킹과 파파이스를 함께 운영 중인데 도미노피자 실적을 별도로 분리해 공개하고 있지 않고 있다. 다만 도미노피자 점포수가 피자헛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 4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연간 200억원이 채 안되는 매출을 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급 호텔과 여러 글로벌 패스트 푸드 브랜드를 거느린 태국 마이너 그룹의 피자 브랜드이자 시장 태국 시장 점유율 60%인 ‘더 피자 컴퍼니’는 베트남에서 75개 매장을 운영하며 6,170억 베트남동 (한화 308억원)으로 베트남에서 2위이다. 



피자헛과 더피자 컴퍼니, 도미노피자는 경쟁적인 할인과 1+1 프로모션으로 연간 500억 ~ 1,000억 베트남 동 (한화 28억원~56억원)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피자 브랜드를 물리친 무명의 일본 브랜드


반면, 눈여겨 봐야 할 브랜드는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 [피자 4P’s]로 2019년 5,680억 베트남동(한화 284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베트남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유명한 피자 4P’s는 2012년 30대 초반 일본인 부부가 호찌민에 개업한 일본식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시작했다. 2023년 7월 현재 베트남 전국에 3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프놈펜에도 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글로벌 피자업계 1, 2위 브랜드들이 저가 할인 경쟁을 벌이며 적자를 기록하고 있을 때 이 무명의 브랜드는 2019년 흑자였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매장 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해 20년 ~ 22년은 적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적자 금액이 연간 5억원~10억원 내외로 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며 2022년는 흑자로 돌아섰다. 게다가 주요 4개 피자 브랜드 중 점포수는 가장 적지만 매출 규모는 점포수가 2배 가까이 차이나는 브랜드와 비슷하고 영업 이익도 흑자였다. 글로벌 브랜드도 베트남 굴지의 대기업 브랜드도 아닌 일본인 개인이 창업한 이 브랜드가 성공한 요인은 무엇일까?


폼 나게 먹는 레스토랑 피자 4P’s


PIZZA 4P's 매장 모습


피자헛과 도미노피자, 더피자 컴퍼니는 미국식 배달 피자이다. 베트남 홈쇼핑 시장에 대한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했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집 머물러 있기 보다는 밖으로 나가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피자헛이나 도미노 피자는 배달 중심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보니 외식을 선호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취향에 맞지 않다. 게다가 90년대 한국에서 그랬던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50대 이상 보다는 30대 미만의 어리고 젊은 사람들이 피자를 선호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피자 브랜드들의 매장이 집중된 호찌민과 하노이 같은 대도시에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주거 공간은 비좁고 냉방 시설도 잘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집에서 배달 시켜 먹기 불편한 환경인 것이다.


 이에 반해 피자 4P’s는 합리적인 가격의 고급 레스토랑이다. 화덕에 구운 피자 가격은 160,000 동 ~ 300,000 동 (8500원 ~ 15,500원), 스파게티는 150,000동 ~ 200,000 (7800원 ~ 11.000원) 가량이다. 주머니 사정이 얇은 젊은층일지라도 가끔 외식하는데 큰 부담이 없는 가격이다. 게다가 현대적인 디자인에 고급스럽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멋드러지게 옷을 차려 입고 외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친구들과 어울려 먹으면서 멋진 인테리어와 이국적인 음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개인 SNS에 자랑하기에도 딱이다.


일본식 이탈리안 레스토랑 피자4P’s


 미국식 배달 피자가 아닌 화덕에 구운 정통 이탈리안 피자가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것이라고만 생각 할 수 있다. 베트남에도 이탈리아인이 쉐프가 직접 반죽해서 화덕에 구운 곳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고급 정통 이탈리안 식당들은 이탈리아 현지 못지 않은 높은 가격대라 일반 베트남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렵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피자 전문점은 식당 인테리어가 볼품없었다. 이에 반해 피자 4P’s는 ‘일본식 이탈리안’ 레스토랑이다. 



일본식 불고기 피자와 토마토 크림 소스에 게내장과 게살을 넣어 볶고 스파게티 위에 게딱지를 통째로 올려 놓은 스파게티는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이다. 게다가 이 집에서 사용하는 치즈는 모두 피자 4P’s가 베트남의 대관령이라 불리는 달랏에서 직영하는 목장에서 생산되는 신선한 것들이다. 복주머니 모양의 신선한 부라타 치즈를 얹은 샐러드나 연어 치즈 스시는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메뉴이다. 게다가 일본 식당 특유의 섬세하고 친절함이 근무하는 베트남 직원들에게도 제대로 교육이 되어 있어 손님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아직 글로벌 스탠더드가 형성되지 않은 신흥 시장에서는 글로벌 공룡 기업이라도 현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추지 못하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소자본으로 시작한 무명의 작은 기업일지라도 본인들아 강점을 현지 시장에 적합하게 사업을 풀어내면 성공할 수 있는 곳이 베트남이다. 베트남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꼭 숙지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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