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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Aug 08. 2023

사면초가 미국, 베트남이 구원자?

베트남 공산당 외교위원장 워싱턴 외교안보 핵심들을 만나다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2일 일정으로 레 호이 쯩 (Le Hoai Trung) 베트남 공산당 대외관계 중앙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토니 블링컨 국무부장관을 만났다. 또한 블링컨 장관과 더불어 미국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제이크 설리반 국가안보보좌관과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국방부 정책담당 부장관과 국방부 정책보좌관 그리고 대외원조를 총괄하는 미국국제개발처장까지 모두 한 자리에서 만났다.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인 브루킹 연구소에서 전현직 의원과 공무원, 학자 등 다양한 인사들을 만나 미국-베트남 관계 개선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미국의 외교, 국방, 안보 라인에 대외원조 책임자까지 총출동해 베트남 공산당의 외교 위원장을 파격적으로 최상의 예우로 맞이했다. 미국이 베트남을 향해 적극적인 구애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해 2023년은 ‘미군의 베트남 철수 50주년’이자 ‘미국과 베트남이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지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미국으로서는 상징적인 기념일을 명분으로 베트남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이번 만남을 통해 외교 관계 격상을 조건으로 경제적, 군사적 선물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서맨사 파워 미국국제개발처장이 베트남을 방문해 전쟁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과 재생에너지 사업, 염수화와 침식이 심각한 메콩강 삼각지에 대한 각종 지원을 표명한 것을 이번에 재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백악관의 외교안보 총괄인 설리반 보좌관과 외교, 국방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해 베트남 동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밀리지 않도록 각종 군사적 지원에 대해 이야기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2차례에 걸쳐 1 척당 우리 돈으로 5000억 원이 넘는 해안경비정을 무상 제공했고 올해 3번째 경비정을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은 왜 베트남에 집착할까?


베트남이 역사적으로 중국과 오랜 갈등 관계인 데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중국을 견제할 아세안의 대항마로 가장 적합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아세안 대륙 국가 중심으로 인프라에 투자하는 일대일로 정책을 펼친 결과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이 급격히 친중으로 돌아섰다. 또한 이들 국가들 내부적으로 총선 결과에 불만을 품은 군부의 쿠데타와 (2014년 태국, 2021년 미얀마) 정권의 야당 탄압(2014년 캄보디아)은 서방 세계의 제재를 피해 친중으로 돌아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특히 미국의 절대 우방이자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요충지인 필리핀이 두테르테 대통령 시절 탈미친중으로 돌아 선 것은 미국에 큰 충격이었다. 이처럼 대륙부 아세안 전체가 친중으로 돌아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미국을 베트남에 더욱 매달리게 만들었다. 미국은 베트남이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군사 동맹을 맺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내 편이 될 수 없다면 최소한 적이(친중) 되지 않게 하는 것이 차선의 목표’라는 자세로 베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가까워져도 멀어져도 안 되는 미중


베트남 입장에서는 미국과 외교군사적으로 급격히 가까워지는 것은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보복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조심스럽다. 중국은 베트남의 2위 수출국가이지만 1위 수입 국가이기도 하다. 수출 덕분에 빠른 경제 성장을 하고 있는 베트남이지만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핵심 부품이나 중간부자재 상당수는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글로벌 생산 공장들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겨오고 있지만 아직 핵심 설비는 여전히 중국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무역 보복을 하게 되면 베트남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미국의 제안을 섣불리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의 남중국해에서의 도발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어 베트남 입장에서는 미군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도 하다. 또한 베트남 국경에서 고작 30km 떨어진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해군 기지를 중국이 차지하면서 베트남을 향한 중국의 군사적 압박은 더욱 심해졌다. 



이 때문인지 지난 6월 25일부터 30일까지 미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가 다낭에 입항했다. 2018년 3월 칼빈스호, 2020년 3월 시어도어 루즈벨트 호에 이은 3번째 미항공모함의 입항이었다. 미 항공모함이 입항하기 5일 전인 6월 20일~23일에는 항공모함으로 개조 예정인 일본 자위대의 이즈모호와 미사일 구축함 사미다레호가 베트남 중남부 깜란 항에 입항했다


자위대 헬기항모, 조만간 항공모함으로 개조 예정이다


다낭은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호앙사 군도를, 깜란은 중국과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또 다른  쯔엉사 군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이 베트남 영토를 침범하면 미군, 일본 연합군과 함께 싸울 수 있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남태평양에서 중국의 거세 공략


이 와중에 지난 7월 10일 남태평양에서는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포괄적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고 솔로몬제도 경찰 훈련을 중국이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솔로몬제도의 통신망의 화웨이가 깔고 있고 항고를 중국이 대대적으로 재개발할 예정이다.



항구를 대대적으로 재개발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지부티와 캄보디아 중국 해군기지를 보았을 때 남태평양에 항공모함이 입항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든다는 이야기로 해석이 된다. 


아프리카 : 지부티 -> 유럽 공격 가능

아세안     : 캄보디아 -> 남중국해 방어 능력 향상

남태평양 : 솔로몬제도 -> 미해군 태평양 함대 공격 가능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은 솔로몬제도의 중국 해군에 대응하기 위해 부랴부랴 파푸아 뉴기에 15년간 군사 기지를 사용할 수 있게 협정을 맺었다. 미국이 호주와 프랑스의 잠수함 계약을 망가뜨리면서까지 핵 잠수함을 공급하려고 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치적이 되어야 하는 베트남


7월 2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메인 주 프리포트에서 열린 2024년 대선 캠페인 연설에서 ‘9월에 열릴 뉴델리 G20 정상회에서 베트남 지도자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베트남이 미국을 러시아, 중국과 같은 주요한 파트너로 여긴다’라고까지 덧붙였다. 바이든이 내년 재선을 앞두고 베트남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 대단한 외교 성과 이냥 자신의 지지자들 앞에서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교 전문가로 알려진 바이든이 오바마 대통령 시절 큰 외교 성과이자 트럼프가 망가뜨린 이란, 쿠바 평화 협정을 복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진전된 것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중동의 오랜 맹방인 사우디와는 관계가 틀어지고 중국이 적극 개입해 사우디와 이란 관계를 복원시키며 중동의 평화를 불러왔다. 그간 외교 정책에서 체면을 구긴 바이든이 베트남과의 외교 관계 격상을 외교 치적으로 대선에서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월 인도 델리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에서 베트남은 미국이 원하는 대로 외교 관계를 격상하게 될까? 베트남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친미도 친중도 아닌 베트남 자국에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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