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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Oct 05. 2023

전기차 허브 꿈꾸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제조국이었던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마찰을 피해 아세안을 새로운 생산지로 선택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먼저 관심을 보인 곳은 태국이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아세안 생산 거점으로 연간 

180만여대 자동차를 생산하는 태국은 세계 10위 자동차 수출국가로 자동차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곳이다. 


2020년 중국의 만리장성자동차는 미국의 제네럴모터스(GM) 태국 공장을 인수하고 6억 달러를(우리 돈 8000억원) 투자해 전기자동차 공장을 건립 중이다.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회사 비야디_BYD는 2024년 생산 목표로 4억 7천만달러 (6,300억원), 창안자동차는 초기 투자금으로 2억 9000만달러 (3,900억원), 중장기적으로는 5억 8100만달러 (7700억원)를 계획하는 등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태국에 생산 설비 준비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역시 태국에 전기자동차 생산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태국 정부와 협의 중에 있다. 바늘 가는데 실 따라가듯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들 역시 태국 투자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최대 전기차 배터리 제조 업체 CATL은 태국 국영 석유가스 그룹 PTT의 자회사인 아룬 플러스(Arun+)와 1억 400만달러를 (1400억원) 투자해 합작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국 전기차·배터리 거점 된 태국


중국이 태국을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생산 거점으로 삼은 것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월 ‘미국의 무역 보복을 피하기 위해 중국이 태국을 선택했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 ‘중국이 세계 10위 자동차 생산국이자 일본이 장악하고 있던 태국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태국 내수 시장 공략과 더불어 영국을 비롯한 인도,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등 자동차 우측 핸들 시장을 공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의견도 있다. 



 태국은 생산하고 수출하는 자동차 생산 기지로서의 장점 뿐만 아니라 자동차 소비 시장으로서의 매력도 높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카운터 포인트가 발표한 <2022년 동남아시아 전기차 판매 국가별 점유비>를 보면 아세안 전체에서 전기차의 절반 이상이 태국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지난 7월 로이터통신이 태국 정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것에 따르면 22년 태국에서 신규 등록된 자동차 85만여대 중 전기차는 전체의 1%에 불과했다. 하지만 23년 4월 누적 기준으로는 전체 등록 자동차 중 전기자동차는 6%로 비중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일본 자동차 업계도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태국 픽업 트럭 1위 업체인 일본 브랜드 이수즈(ISUZU)는 2025년 태국에서 전기 픽업 트럭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태국에서만 70억달러 (9조 3000억원)을 투자한 도요타 역시 태국에서 전기자동차 생산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정부도 이에 호응해 2030년까지 연간 25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그 중 30%는 전기자동차가 되게 하겠다며 각종 인센티브를 내걸며 전기자동차 생태계 조성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전기차 업계 적극 유치 나선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가 태국에 이어 뒤늦게 전기자동차 생태계 조성을 선언하며 적극적으로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업계 유치에 나섰다. 22년 7월 인도네시아 경제부는 도요타가 향후 5년간 전기차 생산을 위해 18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기자동차 생산에 소극적인 도요타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자를 하고 있지는 않다. 이에 비해 현대자동차는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을 포함해 향후 2030년까지 누적 15억 5000만달러룰 투자하기로 하고 아이오닉5를 현지 생산 판매하고 있다. 현대차는 22년 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Wuling_울링자동차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아이오닉5 출시 후 23년에는 7월 누적 기준 시장 점유율 56.5% 1위로 역전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상승무드를 탄 현대차는 올 해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인도네시아 전통의상 바틱 문양을 넣은 아이오닉5 모델을 출시하고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9월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된 아세안 정상회의+3에 아이오닉5와 6를 346대를 공식 의전 차량으로 지원하며 아세안 지역으로의 확장을 노리고 있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 역시 태국 대비 3~5배 많은 투자 계획을 세우고 인구 2억 8천이 거대 인도네시아 시장을 노리고 있다. 상하이자동차와 우링, GM의 다국적 합작사인 SGMW은 10억 달러를 투자해 인도네시아에서 2천만원대 저가 전기 자동차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비야디_BYD는 2024년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전기 버스 및 트럭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하고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마련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인도네시아로 향하고 있다. 중국 1위 전기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은 60억달러를 (8조억원) 투자해 23년 말까지 NMC 배터리 셀과 팩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CATL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자 중국 이외 해외 시장 1위인 LG에너지 솔루션은 현대자동차와 합작으로 11억달러 (1조 45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6년까지 해외 기업들로부터 320억 달러 (43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전기차 배터리 기업들이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이유는 배터리 제조 필수 원료인 니켈의 세계 1위 매장국가이자 생산국가가 인도네시아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자 2020년부터 가공하지 않은 니켈 원광 수출을 금지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선제적 대응이 큰 역할을 해냈다. 


간디 술리스티안토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가 목요일 열린  인도네시아 국제 모터쇼에서 현대차 아이오닉 5 바틱 에디션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_출처 주한인도네시아대사관


아세안 국가 중 유일하게 자국 국적의 전기차 생산 기업을 보유한 베트남은 전기차 시장 저변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지난 9월 7일 베트남 교통운송부가 전기차 저변 확대를 위해 추진하던 전기차 구매보조금 지원 정책 초안을 베트남 재무부가 공식적으로 반대를 했다. 베트남 정부는 대도시 거주 고소득층이 주 구매자인 전기차보다는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 있는 전기오토바이 저변 확대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편에서 아세안의 전기 오토바이 시장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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