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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Oct 23. 2023

한국이 놓치고 있는 거대 시장 전기오토바이

전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와 배터리 시장이 가장 뜨겁게 주목 받고 있지만 그 못지 않게 빠르고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이 전기 오토바이 시장이다. 전기자동차는 소득 수준이 높은 선진국과 일부 중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전세계 언론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같은 소득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개발국에서는 전기 오토바이가 차세대 교통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국은 이미 2012년부터 중앙정부의 지원 아래 중국 개방 1호 도시 선전을 중심으로 전기자동차와 전기 오토바이 시장을 차세대 먹거리로 보고 집중적으로 발전 시켜왔다. 전세계 전기오토바이 시장의 90%를 중국이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중국은 전기오토바이 시장의 선진국이다.



아직 중국 만큼은 아니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조만간 중국과 전기 오토바이 시장을 양분할 곳은 인도이다. 인도자동차협회 발표에 따르면 2022년 인도에서 판매된 오토바이는 1263만대로 그 중 전기 오토바이는 84만대가 팔렸다. 아직까지는 전기오토바이가 전체 오토바이 판매량의 6.7%에 불과하지만 머지 않아 30% 이상 점유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는 지난 23년 8월에 발표한 <진정한 전기교통수단은 이륜차에서 온다>라는 보고서를 통해 인도는 2030년부터 300만대 이상의 전기 오토바이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다른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베인앤컴퍼니는 22년 12월 보고서에서 전기자전거까지 포함해서 2030년에는 연간 13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빠른 소득 수준 향상으로 전기오토바이 보다는 전기 자동차 시장으로 전환되고 있는 중국과 달리 인도는 전기 오토바이 시장의 폭발적 팽창이 예상된다

 

전기교통수단 생태계 조성에 힘쓰는 인도네시아


아세안의 오토바이 최대 왕국 인도네시아에서는 2022년 전체 522만대의 오토바이 중 전기 오토바이 비중은 2%도 안되는 1만대 가량 판매되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2030년부터는 연간 190만대 이상의 전기 오토바이가 판매될 것으로 자신했다. 또한 적극적으로 전기 오토바이 제조 생계를 조성해 2030년까지 인도네시아가 연간 1200만대의 전기 오토바이를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라 공언했다. 2023년 3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7조 루피아 (6055억원)의 예산을 마련해 신규로 전기 오토바이를 구매하는 80만명과 기존 내연기간 오토바이를 전기 오토바이로 개조하는 사람 20만명에게 700만 루피아 (60만원)를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23년 2월 인도네시아 국제 모터쇼에서 전기오토바이를 탑승해보고 있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 출처 : 인도네시아 행정관료 개혁부


 2024년까지 모두 100만명을 상대로 한 이 지원책은 애초에 영세 자영업자와 근로장려금을 받는 저소득층에 국한되어 지원하다 보니 7월까지 보조금을 받아 구매한 사람이 1천명도 안되는 대실패를 맛보았다. 게다가 기존 내연기관 오토바이 등록 서류보다 전기 오토바이 등록 서류가 보다 까다롭고 복잡해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다. 이에 인도네시아 산업자원부는 8월 29일 부랴부랴 개선책을 마련해 전기오토바이 등록 절차를 간속화하고 지원금 대상을 17세 이상 모든 인도네시아 시민으로 대폭 확대했다. 인도네시아 에너지부는 전기오토바이 사용시 기존 내연기관 오토바이에 비해 70% 가량의 에너지 절약과 비용 절감이 된다고 강조한다. 인도네시아 배터리 공사(IBC)는 인도네시아 전기 오토바이 시장에서 30% 점유를 목표로 전시 스쿠터 제조 업체 그시트(Gesits) 지분을 인수했다. 현재 연간 4만대 생산 능력을 수 년 내에 10만대까지 대폭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지개 켜는 베트남 전기 오토바이 시장


아세안 대륙부의 오토바이 왕국은 베트남이다. 인구 1억에 연간 300만대의 오토바이가 판매되고 2022년 기준 등록된 오토바이만 6500만대가 넘는 베트남에서도 전기 오토바이 시장이 달아 오르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다녀가면서 베트남의 전기오토바이 사업 지원을 약속하면서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 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는 전기자동차 제조 업체로 널리 알려진 빈패스트가 전기 오토바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사업에 집중하느라 그간 오토바이에는 소홀했으나 미국의 지원이 예상되면서 전기 오토바이 사업에도 힘쓰는 모양새다.


1. 베트남 빈패스트가 설치한 전기 오토바이 충전소_출처 빈패스트



  여기에 지난 3월 서맨사 파워 미국국제개발처장이 직접 시승을 했던 전기 오토바이 스타트업 닷 바이크(Dat Bike)와 7월 미국 제넷 옐런 국무부 장관이 베트남 방문시 다녀가면서 유명해진 셀렉스 (Selex)도 다양한 투자를 유치하며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 오토바이 제조 업체인 중국의 야디(Yadea)는 지난 1월 베트남 북부 박장성에 1억 달러를(1400억원) 투자해 연간 200만대 전기오토바이 제조 공장을 건립 중이다. 베트남 정부 차원에서 전기 오토바이 수요 증진을 위한 정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 9월 7일 베트남 재정부가 '전기 자동차 구매시 1,000달러 지원' 하자는 교통부의 제안에 공식적으로 반대했다. 반대 이유는 ‘소수 계층에만 도움을 주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2022년 1인당 국민소득 4,000달러를 갓 넘은 베트남에서 고가의 전기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사람들의 상위 계층이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도 혜택을 볼 수 있는 전기 오토바이 지원을 준비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7월 11일 호치민 시는 24년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라며 연말까지 구체적인 지원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민들의 전기 오토바이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들이 산적해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부족한 전기 충전 인프라이다. 게다가 전력 사정이 충분하지 않은 이들 국가들이 전기 오토바이 충전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혼다나 스즈키 같은 현지 시장 점유이 높은 글로벌 오토바이 회사가 아닌 생소한 스타트업이나 무명의 회사 브랜드를 구매하기 꺼려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국가 전체가 아닌 특정 도시에 국한해서 전기 오토바이 생태계를 먼저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개 도시에서 정착된 전기 오토바이 환경을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필자 소개


1. 언론 / 방송 출연

• 경향신문 가깝고도 먼 아세안>, <우리가 모르는 베트남> 칼럼 연재

• 삼프로TV_ 경제의 신과함께 <압권> 

• SBS <경제자유살롱>, 미드나잇 초대석

• KBS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박종훈의 경제한방>

•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 연합뉴스 이동우의 비즈니스 인터뷰>, 인포맥스D>, < 생존특강>


2.강연

• 삼성전자/LG LG디스플레이 롯데그룹/CJ CJ올리브영 현대경제연구원, KOTRA/KITA무역협회 각 지자체 

•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시아센터 강연

• 민주당 국회의원 국회 경제세미나 강연

•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트남 영상 콘텐츠 전담


3.자문

• 산업통상자원부 동남아 시장 무역 투자 확대 민간 자문위원

•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트남 경제 컨텐츠 제작

• 현대자동차/LG LG전자 아모레퍼시픽 농심 코웨이 깨끗한나라 등


4.저서

• <베트남 라이징_Vietnam Rising>, 2023

• <왜 베트남 시장인가>, 2020

• 영문판, <Why The Vietnamese Market>,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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