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일을 하면서 분명히 깨달은 것은 제 아무리 잘 났어도 외국인은 외국인 뿐이라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사업을 할 때에는 반드시 나를 도와줄 마음에 맞는 베트남인 1) 직원이 있거나 2) 파트너가 있거나 3) 가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베트남에서 성공적으로 식당이든 규모가 큰 사업체든 10년 이상 안정적이고 성공적으로 사업하신 분들을 보면 대체로 베트남 직원들과 관계가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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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들의 대표적인 특징은 베트남 직원들을 '부하 직원'으로 여기지 않고 '파트너'로 여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분들 곁에는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이 많다.
한국에서야 한 직장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서양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동남아에서는 3~4년 단위로 직장을 옮기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 직장을 옮길 때 마다 급여가 20~30%씩 뛰어 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에서 외국인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 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이 여럿 있다면 고용주가 '꽤 괜찮은 사람' 이고
*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이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베트남에서 외식업을 크게하던 지인은 마음에 드는 입지를 발견해 건물주를 만나보고 싶어 했다. 그 지역의 상당한 거부였던 건물주는 외국인에게 임차하는 것은 여러모로 귀찮다며 면담 조차도 거절했다. 그래서 지인의 베트남 직원이 끈질길게 연락해서 만났는데 베트남 직원의 한 마디에 입주를 허락했다. 그것도 입주 공사 기간 제한도 없이
'우리 한국 사장하고 15년째 일하고 있는데 괜찮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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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공적인 사업체를 운영하시는 분들의 또 다른 특징은 직원들의 가족을 살뜰하게 챙긴다는 것이다. 고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직원이 있으면 차로 5시간 ~ 7시간 걸려서라도 반드시 참석하는 것은 기본이다.
말이 5~7시간 차를 타고 가는 것이지 베트남 시골은 가로등이 제대로 설치 안된 곳들이 상당수이다. 게다 차차에 내려 가 다닐 수 없는 도로도 많아 수풀을 헤치고 20~30분 걸어가야 하기도 한다. 결혼식은 물론 직원 부모님의 생일을 챙기거나 명절 때마다 별도로 부모에게 직접 선물을 보내기도 하고 가족이 아프면 병원비를 보태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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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10년 넘게 성공적으로 회계법인을 운영하고 계신 한국인 회계사 분의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회사에서 에이스로 꼽히는 회계 담당 직원이 있었는데 세계 1위 글로벌 기업에서 급여를 3배를 더 준다며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다며 사직서를 내밀더란다. 세계 최고 기업인데다 급여가 3배이면 붙잡을 방법도 없고 직원의 성공적인 미래를 축하하는 마음과 아쉬움이 복잡 미묘했단다. 그런데 며칠있다 사직을 번복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고 봤더니 직원의 부모님이 '너희 사장처럼 훌륭한 사람 본적이 없다. 만약 너가 사장을 배신하고 다른 회사로 옮기면 너는 이제부터 내 자식이 아니다'라고 불호령을 내리더란다. 직장맘인 여직원들을 위해 회사 어린이집도 운영한다는 회계사님이니 평소 베트남 직원들을 얼마나 살뜰하게 살피면 이런 일도 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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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있는 사람들 중에는 베트남을 식민지 처럼 생각하고 본인을 본국의 신분 높은 사람으로 으스대는 이들이 많다. 한국에서 멀쩡하고 나쁜 사람이라고는 전혀 생각도 안드는 이들이 그런 인식을 가진 경우가 많다.
세계 곳곳에서 근무만 40년이 넘는 분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같은 말씀을 하셨다. 뉴욕 JFK 공항에 내린 한국 사람과 필리핀 공항에 내린 한국 사람의 표정과 모습은 너무도 다르다고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는 많이 했지만 베트남에서 성공 비법은 간단 명료하다. 하지만 그 간단한 것을 실행에 옮기지 못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P.s 한국에서는 이렇게 정감있게 직원들 살뜰하게 챙기지 않아도 돈으로, 권력으로, 각종 기술력으로 기업을 크게 키우는 곳들이 많잖아요. 법으로 정해져있는 사내 유치원 운영비 보다 벌금 내는게 싸다고 없애 버리기도 하고요.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외국인이 그렇게 해서 절대 성공할 수가 없는 곳입니다.
* 필자 소개
1. 언론 / 방송 출연
• 경향신문 가깝고도 먼 아세안>, <우리가 모르는 베트남> 칼럼 연재
• 삼프로TV_ 경제의 신과함께 <압권>
• SBS <경제자유살롱>, 미드나잇 초대석
• KBS <성공예감 이대호입니다>, <박종훈의 경제한방>
•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 연합뉴스 이동우의 비즈니스 인터뷰>, <인포맥스D>, < 생존특강>
2.강연
• 삼성전자/LG LG디스플레이 롯데그룹/CJ CJ올리브영 현대경제연구원, KOTRA/KITA무역협회 각 지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