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해먹을 결심을 막아라!
아세안 지역의 아무리 중요한 이슈가 생겨도 너무도 생경한 동남아 사람들의 이름만 나오면 내용이 머리에 잘 안들어 옵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라는 이름은 기억하고 계셔야 할듯 합니다. (우리나라 상황이 말이 말이 아니지만 이제 수습 국면이니 다른 나라 상황 좀 들여다 봅시다)
인도네시아는 2024년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으로는 세계 16위, 구매력 평가(PPP) 기준으로는 세계 8위의 경제 대국입니다. 그런데 이 인도네시아에 변란이 생기면 세게 경제에 끼칠 영향은 어마어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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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도네시아의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는 TNI법 (Tentara Nasional Indonesia Law) 개정입니다. 이 법은 군이 민간영역을 겸직하지 못하게는 법입니다. 과거 군사독재 국가였던 인도네시아는 군인들이 국회의원도 하고, 주지사도 하고 국영기업의 사장도 겸직을 했었습니다. 하다못해 경찰마저도 군과 동일한 조직에 있어서 민주화가 되면서 2000년 4월에야 군과 경찰이 분리되었습니다.
그런데 군인 신분으로 민간 영역을 겸직하지 못하게 했던 TNI 법안을 인도네시아 정부가 개정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작년에 새롭게 취임한 프라보워는 군부 독재자 수하르토의 사위이자 핵심 권력 장군이었거든요. 프라보워는 군부 독재 시절 민주화 탄압에 전면 나섰던 인물로 인도네시아 민주화 운동으로 1999년 퇴진 되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군인들이 다시 인도네시아 정치, 경제, 행정 분야에 전면 나서겠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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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보워 대통령이 아주 의욕적으로 하고 있는 일이 전국 무상 급식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영유아, 초·중·고등학생, 임산부 등 약 3백만 명을 대상으로 시작되었으며 올 해 내에 2천만 명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군부 출신 치고는 매우 좋은 정책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무상급식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연간 우리 돈으로 9조원입니다. 인도네시아 같은 개발도상국가가 감당하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되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군인 출신이 왜 무상급식을 시행할까요?
전국적으로 3백만명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급식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기는 정말 힘듭니다. 제대로 된 식자재가 공급이 되는지 모르고 중간에 빼먹을 구멍은 얼마나 많을지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공교롭게도 지난 2월 11일 인도네시아의 군장성이 쌀 및 기타 주요 식량을 통제하고 수입 당당하는 국영회사의 대표로 임명되었습니다. 군인인 민간 영역을 겸직할 수 없다는 TNI법률이 있는데 법이 개정도 되기 전에 현직 군인을 임명했습니다. 자..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다들 상상이 되실 겁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이 들고 일어났습니다. 학생들은 정부를 상대로 13가지 요구 사항을 외치고 있는데
1) 군부가 민간 직책에 참여하는 것을 폐지하라
2) (무상급식 같은) 국가 전략 프로젝트를 재검토하고
3) 대학에 광산 채굴 허가를 주는 새로운 광산법을 거부하고
4) 내각을 축소하고(프라보워가 기존 34개 부처에서 48개 부처로 대폭 늘렸습니다)
5) 경찰을 개혁하라
등등의 내용이 있습니다. 요구 사항만 봐도 해먹을 결심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학교가 광산 채굴이라니..)
군을 동원한 친위 쿠데타를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 입장에서는 꼭 남의 일 같지만도 않습니다. 그래도 인도네시아가 군사독재가 된다고 해서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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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억 8천의 거대 시장 인도네시아가 잘먹고 잘살아야 우리도 먹고 삽니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이 대침체를 겪으면서 세계 경제가 함께 힘들어졌습니다. 인도네시아 같은 큰 나라가 잘먹고 잘사아야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우리 뿐만 아니라 전세계 기업들이 먹고 살 기회가 열립니다.
그런데 만약 인도네시아 같은 세계적으로 각광받던 시장이 군사독재 부활로 매일 시위가벌어지고 해먹는 인간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나라가 엉망이되면 전세계 경제도 힘들어집니다. 아세안 나라의 민주화에 관심이 없더라도 당신들의 먹고 사는 경제가 연결되어 있다는 점 명심하셔야 합니다.
** 그나저나.. 인도네시아 대학생들의 전국적인 시위에 대해 프라보워 정부가 강경진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프라보워와 손잡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의 가장 훌륭 대통령이었다는 찬사와 가장 어리석었다는 악평을 동시에 받게 될 것입니다. (이미 그런 말 듣고 있긴 합니다만..)
대학생들의 요구 무시하고 강경진압하다가 작년에 정권이 무너진 방글라데시를 잘 생각했으면 좋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