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민주당 경제공부 모임 '경제는 민주당’에서 베트남과 아세안의 주요 현황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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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더 이상 하청 생산기지가 아닙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을 인건비가 저렴한 생산기지 정도로만 인식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베트남은 이미 그 단계를 빠르게 벗어나고 있습니다. 베트남은 중위소득국가로 진입한 이후 도시화, 소득 증가, 소비 구조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중산층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소비는 이제 단순한 생필품 구매를 넘어, 어떻게 더 잘 즐기고 살 것인가의 단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생필품 중심 소비가 강했다면, 지금은 여행, 외식, 카페, 자동차 소비처럼 삶의 질과 여유를 반영하는 재량소비가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베트남의 국내 항공 여객 수 역시 이를 보여줍니다.
이 변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이제 베트남을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니라 성장하는 소비시장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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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베트남 최고 지도자 또럼 총비서는(당서기장)
“향후 10~15년 베트남의 시대가 오고 있다. 그런데 복잡한 관료 시스템과 부정부패 때문에 더 발전할 수 있는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라고 일갈 했습니다.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정부 부처 6개를 통합하고 공무원·공공기관·공공인력 10만명을 줄이는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또한 2025년 7월 1일부터는 기존 63개 지방행정구역을 34개로 줄이는 대대적인 개편을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2026년까지 지방 공무원 11만명을 감축하는 작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분명합니다.
행정 절차를 줄여야 부패를 막을 수 있고, 그래야 외국인 투자도 더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베트남 공안부는 한국의 국정원과 경찰 기능을 함께 가진 매우 강력한 권력 기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해외의 많은 베트남 전문가들이 또럼 총비서의 등장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지난 1년 6개월 동안 보여준 강도 높은 개혁 정책과 빠른 실행력으로 인해, 그에 대한 평가는 점차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서구 주요 언론들 역시 이 개혁이 지속된다면 베트남이 선진국 문턱에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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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난 33년간 베트남 누적 투자 1위 국가는 대한민국이지만, 지난해 신규 FDI 유입 기준으로는 7위로 밀렸습니다.
지난 5년 동안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이동한 자금, 그리고 중국+홍콩 자금이 베트남 투자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한동안 베트남 사업에 관망적이던 일본도 베트남 핵심 은행의 2대 주주로 올라서고, M&A를 통해 베트남 시장에 다시 깊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 기업들 중 일부는 여전히 베트남을 경제·문화적으로 우위에서 바라보거나, 단순 하청 생산기지처럼 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류가 인기 있는 시장이니 Made in Korea, 혹은 제품에 K만 붙이면 당연히 팔릴 것이라고 오판하기도 합니다.
한국 본사 담당자들이 현지 시장을 가장 잘 아는 베트남 법인 직원들의 의견을 가볍게 여기고
“본사가 정한 방식대로 따르라”
는 태도를 보인다면 현지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베트남에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오만한 한류’의 시각을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방식이 무조건 옳다, 한국에서의 상식이 베트남에서도 그대로 통할 것이라는 생각부터 내려놓아야 합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 같지만, 사실 이것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강연 동영상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307SvnAMFd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