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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2002년 캐나다 농장에서 일을 하며 여행을 다닐 때 내 삶의 가치관을 정립해준 책 한 권.


Richard Bach의 《Jonathan Livingston Seagull》, 우리 나라 제목은 《갈매기의 꿈》


빵 부스러기를 주워 먹기위해 살아가는 여느 갈매기와 달리 날아다니는 날개짓 자체를 즐기며 보다 더 높게, 멋지게 날기 위해 살아갔던 갈매기 조나단.


먹이를 찾아다니기 위해 날아다니는 다른 갈매기들의 왕따에도 날개짓 자체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과 신념을 담아낸 갈매기 조나단의 이야기는 삶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은 취직 준비를 위해 각종 자격증과 어학 공부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캐나다 농장에 있는 내 자신에 대한 불안감을 금세 불식시켜주었다.


당시 캐나다에서 만난 일본 친구들은 아버지 단카이 세대들이 인생을 받쳐 일을 했지만 직장으로부터도, 가족들로부터도 외면 받는 모습에 충격을 받아 좋은 직장을 그만두고 나처럼 농장에서 일을 하거나 길거리에서 핫도그를 팔고 있었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다가 방황하던 일본인들의 모습은 입시와 취직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머지않은 미래 모습이 분명했다.



그 때 그 생각을 다시금 떠오르게 하는 장면을 캐나다 Victoria에서 보게되었다. 강한 바람이 불어 날기도 힘든데 다른 갈매기들과 달리 바람에 맞서 '활공'을 즐기는 녀석이었다.


처음에는 바람이 너무 세서 날아가기 너무 힘든 것인가 했는데 계속 지켜보니 이를 즐기고 있었다.


생각하면서 살아가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17년 만의 방문에 다시 한 번 되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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