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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큼대마왕 Jun 28. 2019

아모레퍼시픽 위기인가?


#아모레퍼시픽은 위기인가?


- 만년 2위였던 LG생건이 Whoo 2조원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자 아모레퍼시픽 위기가 불거지고 있다. 실적이 예년만 못하다는 대내외 평가와 더불어 아모레퍼시픽 간판 브랜드인 설화수의 첫 모델인 송혜교에 대한 악성 루머까지 떠돌며 악재의 연속이 이어지고 있다.


- 그런데 과연 아모레퍼시픽이 위기일까? 한 때 몸을 담았지만 제 3자적 입장에서 보았을 때 아모레퍼시픽은 그렇게 위기가 아닌데 경영진 주변에서 숫자만 보는 사람들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1. 그동안 중국 매출은 우유 주사


- 아모레퍼시픽의 간판 브랜드이자 대한민국 화장품의 얼굴이었던 설화수가 Whoo에 밀렸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큰 충격일 수 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회사가 적자도 아니고 브랜드는 강건하며 여전히 회사의 기초 체력은 우수하다.


- 요즘 힘들다 힘들다 말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편하게 꿀 빨아 먹었던 중국 시장에서 쉽사리 돈을 벌지 못할 뿐이지 중국 시장에서 적자도 아니고 여전히 아모레퍼시픽의 몫은 차곡차곡 챙기고 있다. 특별한 노력 없이도 마구 몰려 왔던 공짜 실적이 줄어 들었을 뿐이다.


오히려 편하게 빨아먹었던 꿀이 없어졌다면 규모 작고 기초 체력 약한 다른 국내 브랜드들이 더 힘들지 아모레퍼시픽 같은 큰 회사가 위기라고 허둥지둥 될 일이 아니다


#2. LG Whoo의 2조원 돌파? 그래서 뭐!


- ‘우선 마구 물건을 풀어라’.


Whoo가 1조를 돌파할 때 머지 않아 끝날 언 발에 오줌 누기 전략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중국 대륙은 거대했고 2선, 3선, 4선 도시의 중상층들의 절대 숫자는 어마어마했다. 마구 풀어도 고가 제품을 사줄 고객들은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다.


그러나 길어봐야 2년이다. 마구 풀려서 시장 가격이 무너지고 있는데 그 대체할 브랜드로 SUM:을 밀고 있지만 기존의 O Hui나 Whoo만큼의 내공이 있는 브랜드가 아니다.


#3. 바보야! 아모레의 경쟁자는 일본과 유럽 브랜드야!


- 한참 아래라고 생각했던 브랜드가 치고 올라 오니 아모레는 적잖게 당황하고 있다. 하지만 LG생건은 Whoo 이후의 브랜드가 없다. LG생건은 그 동안 수 많은 화장품 브랜드들을 인수해왔지만 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브랜드를 못 구하고 있다.


- 한국 화장품 시장을 힘들게 하는 건 중국 중상층들의 증가에 따른 일본, 유럽 브랜드로의 이동이다. 저가 브랜드는 중국 로컬 브랜드들한테 추격 당하고 프리미엄, 럭셔리 브랜드는 일본, 유럽 브랜드로 이동하다 보니 어정쩡한 위치에 있는 한국 브랜드가 힘들어 하는 것이다. K-Beauty는 중하층에게나 영향력이 있는 것인데 이제 프리미엄을 찾는 상류 소비층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K-Beauty는 허상일 뿐이다.


- Whoo가 중국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고 있는지 쳐다보지 말고 일본, 유럽 브랜드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생각해라. 그리고 수준이 점차 높아져가는 중국 매스티지 브랜드들과 어떻게 차별화 할 것을 고민하라.



#4. 바보야! 경쟁자는 개성 넘치는 한국의 중소 브랜드야!


- 등치만 커져서 굼뜨게 움직이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라. 지금은 독특한 기획력과 기발한 컨셉으로 무장한 소형 브랜드들이 훌륭한 기술력을 가진 ODM 업체 통해 마구 쏟아지고 있다. 2~3개 핵심 제품으로 트렌드에 맞게 치고 빠지는 소형 브랜드들과 달리 200~500여개 품목으로 움직이나 굼뜰수 밖에 없지 않나?


#5. 해결책? 에뛰드, 이니스프리로 해봤잖아


- 요즘 에뛰드가 매우 힘들지만 한 때 개성 넘치고 톡톡 튀는 컨셉으로 한국 화장품 시장을 주름 잡았다. 아모레퍼시픽의 계열사로서 빠른 의사결정과 회사 내의 다른 브랜드의 간섭을 받지 않으니 시장 트렌드를 바로 바로 반영할 수 있었다.


- 실적이 저조했던 이니스프리는 에뛰드를 벤치 마킹하라는 특명을 받고 2007년 아모레퍼시픽에서 계열사 분리되었다. 나는 지금도 그 때 당시가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이니스프리로 옮겨 가던 사람들은 울면서 갔다. 이니스프리 실적이 저조하니 본인들이 구조조정 당했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가장 잘나가는 화장품 브랜드가 이니스프리이다.


- 10여년 전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 컴퍼니를 지향했었다. 어느 순간 흐지부지 되었지만 지금 어려운 상황에서 브랜드 별로 각자 회사로 전환 시키고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경쟁하게 두면 지금 위기는 금방 해결할 수 있다.


- 이미 브랜드 컴퍼니 방식으로 아모레퍼시픽은 2번이나 성공했다. 해결책을 이미 알고 있는데 잊고 있을 뿐이다.


#6. 컨설팅 업체한테 묻지 마라! 회사의 비주류는 이미 알고 있다!


#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


위기는 주류 보다는 사람들이 잘 몰랐던 인재들의 역량이 십분 발휘되는 절호의 기회이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전에는 비주류였다. 회사의 비주류들은 해결책을 이미 알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가장 많은 인센티브를 받아 왔던 주류들은 치열하게 싸우는 방법을 잊고 살아왔고 이 시기에 회사에 입사한 사람들은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모른다.


같은 회사 임에도 저조한 브랜드를 담당하며 비주류로 살아왔던 내부 구성원들은 나름의 자구책을 가지고 시장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있다.



# 외국계 컨설팅한테 묻지 마라.


실무 경험 뿐만 아니라 화장품 산업 자체도 모르는 외국계 컨설팅 업체한테 비싼 돈 주고 묻지 말라. 당장 장부상의 숫자만 보기 좋게 만드는 근시안적 대책을 내미는 사람들과 고민을 논하면 안된다


그래도 객관적인 도움을 받고 싶다면 국내 컨설팅 업체들과 상의하라. 외국계 컨설팅들은 문제는 과대하게 키우고 회사 내부 구성원들이 제시한 목소리를 마치 자신들만의 특별한 솔루션 처럼 과대 포장한다. 국내 컨설팅 업체들은 대체로 다르다. 현업에 있는 사람들과 같은 마음으로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는다. 단기적인 해결책보다는 더디더라도 근본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국내 컨설팅 업체들은 소규모이다 보니 진심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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