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무엇인가 사는 남자가 있었다.
왠지 필요해 보여서 사고,
남들이 사니까 따라 사고,
네이버 메인에 뜨니까 사고,
싸니까 사고,
살 수 있으니까 샀다.
무엇인가 살 수 있는 자신이 좋았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좋았다.
나를 기다리는 택배도 좋았다.
그렇게 새로운 것을 사고, 또 사고, 계속 샀다.
그 남자는 버리는 것도 쉬웠다.
왠지 지겨우니까 버리고,
새로운 것을 샀느니까 버리고,
이유없이 싫어져서 버리고,
좋다가도 단점이 보여 버렸다.
그 남자의 쓰레기통엔
다 쓰지 못한 물건들이 계속 버려졌다.
남자는 사람들도 쉽게 만나고 쉽게 버렸다.
연애감정은 100일을 넘기지 못했다.
왠지 좋아보여서 만나고
왠지 모르지만 싫어져서 버렸다.
그는 누구든 만날 수 있었지만
누구와도 오래도록 잘 지낼 수 없었다.
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면서 살아간다.
좋은 사람들은 그의 곁에 머물지 않을 것이고,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외로워질 것이다.
그의 인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빠질 것이다.
삶에서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은 많지 않기에.
아주 가끔 그가 안타깝다.
쉽게 사고 무엇인가를 버리는 행동,
강박적인 태도,
완벽한 삶을 꿈꾸는 비현실적인 태도
상처받지 않으려는 담쌓기.
그것은 그가 겪은 상처,
아픈 시간들이 만들어낸 행동임을 알기 때문이다.
by.쏘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