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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블리 Feb 12. 2018

#16. 시절인연

사람과의 만남도, 일과의 만남도

소유물과의 만남도, 깨달음과의 만남도

유형무형의 일체 모든 만남은

모두 때가 있는 법이다.


아무리 만나고 싶어도

시절인연이 무르익지 않으면

지천에 두고도 못 만날 수 있고

아무리 만나기 싫다고 발버둥을 쳐도

시절의 때를 만나면 기어코 만날 수 밖에 없다.


모든 마주침은

다 제 인연의 때가 있는 법이다.


그 인연의 흐름을 거스르려 아무리 애를 써도

그것은 인간의 흐름으로 어쩔 수 없는 우주적인 질서다.


만날 사람은 꼭 다시 만나게 된다.

다만 아직 인연이 성숙하지 않았을뿐

만나야 할 일도, 만나야 할 깨달음도

인연이 성숙되면 만나게 된다.


시절 연인이 만남을 이룰 때

그 때 더 성숙된 모습이 될 수 있도록

다만 자신을 가꾸라.


사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인연은

내 밖의 상대를 만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또다른 나를 만나는 것일 뿐이다.


모든 만남은

내 안의 나와의 마주침이다.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도

그 사람과의 만남은

내 안의 바로 그 싫은 부분을 만나는 것이며,

아무리 이기적인 사람을 만나도

내 안의 이기적인 일부분이

상대로써 투영되는 것일 뿐이다.

그러기에 내가 만나는 모든 인연은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것은 내 안의 놓치고 있던 나를 만나는

숭고한 ‘나를 깨닫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든 만남은

우리에게 삶의 성숙과 진화를 가져온다.

다만 그 만남에 담긴 의미를

올바로 보지 못한 자에게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인연일 뿐이지만


그 메시지를 볼 수 있고

소중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에게는

모든 만남은 영적인 성숙의 과정이요,

나아가 내 안의 나를 찾는

깨달음의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 내면이 성숙하면

만남도 성숙하지만,

내 내면이 미숙하면

만남도 미숙할 수 밖에 없다.

미숙한 사람에게 만남은

울림이 없고 향기가 없다.


- 법상스님 <시절인연>




모든 인연에는

만남과 이별,

멀어짐과 가까움이 존재한다.


부모와 자식 간에도,

사랑하는 연인과도,

베스트프렌트와도,

심지어 나의 애완동물도


 내가 그들을 평생을 소유할 수 없다.

내가 그들과 평생 가깝게 지낼 수도 없다.

모든 인연은 언젠가 이별을 맞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멀어짐을 슬퍼할 필요가 없다.

원래 모든 인연에는 멀어짐이 있기에.


다만, 우리는 가까워짐을 기뻐해야 한다.

우리가 그것을 얻을만큼 귀한 존재가 되었기에.

우리가 그것을 얻을 성숙한 때가 도래했기에.





by.쏘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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