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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블리 Feb 14. 2018

#17. 섣부른 위로


암환우들이 주로 가입하는 카페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

암에 걸렸다고 하자,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더라구요.


“요즘 뉴스를 보세요,

 차 운전하다 갑자기 죽는 경우도 많잖아요.

 그래도 사람들은 모두 운전하며 살아가죠.

 누구나 언제 죽을지 모르는게 인생 아니겠어요?”


그 사람은 위로를 건넸지만,

전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누구나 운전을 하기 전에

 자신이 70%이상의 확률로 죽을 거라는 걸 알면,

 그걸 알고도 똑같은 마음으로 운전할 수 있겠어요?

 전 암에 걸린 후, 그런 마음으로 매일 운전대를 잡아요.”



어느날,

원로 목사님이 말씀하셨다.


“요즘 젊은이들은 나약하고 감사할 줄 몰라요.

 걸어서 교회를 나올 수 없는 사람은

 걸어다닐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에요.

 내일 죽을 사람에게는

 오늘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축복이에요.

 아직 건강한 것, 절대적으로 빈곤하지 않은 것,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야합니다.”


주어진 것에 감사하라는 목사님의 뜻은 알겠지만,

목사님의 이야기에 반박하고 싶었다.


“누구나 자기의 손 밑에 가시가 가장 아픈 법이에요.

 누구도 그 사람의 아픔을 겪어보지 않고는

 어느 누구의 아픔이 더 크다고 말할 수 없는 거에요.”





우리는 가끔 좋은 마음으로

타인에게 섣부른 위로를 한다.


괜찮아,

엄살은,

누구나 다 겪는 일이야,

먹고 사는 것만으로 축복이야.

살아있는 것만으로 감사해야해.


하지만 아픈 이들이 그 사실을 몰라서 아픈 것이 아니다.

감사할 것이 많은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괴롭고

더 힘든 사람이 많은 것을 알지만 여전히 힘들다.

그들에겐 그저 진심어린 공감이 필요하할 뿐이다.


하늘 아래 같은 빨강이 없듯,

하늘 아래 나와 같은 사람도 없다.


누군가를 위로하려면

그 사람의 마음에 다가서려는 노력이 먼저다.



by.쏘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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