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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블리 Feb 24. 2018

#28. 조급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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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와서야 알았잖아.

내가 이렇게 성취욕이 있는 사람인지.


편하게 일하고

편하게 월급받고

그게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야.

나 일하고 싶어.

적어도 월급 받는 만큼은 해야하는 거잖아.


이제 취업한지 반년쯤 되었을까.

그녀가 마음 깊이, 불만을 쏟아냈다.


그리고 “입사했을 때의 내”가 생각이 났다.





입사 첫해의 난, 회사에 불만이 많은 반동분자였다.


어림잡아 200대1은 넘는 경쟁률,

취업하기까지 보내온 시간과 노력

능력있는 커리어우먼으로써의 꿈


그 모든 기대가 무색하게,

내게 주어진 일이 너무 아무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내일 다른 사람이 해도 이상하지 않은 일,

전공도 필요없고, 전문성도 없는 일.

부서 잡무 담당.


그 때 친구와 같은 불만이 있었다.

‘이럴거면 나를 왜 뽑은 걸까,

회사 인사시스템은 왜 이모양이지,

회사에서 내 커리어를 키울 수 있긴 한걸까.

회사에서 내 미래는 무엇이지?’


미래가 불투명하게 느껴질수록 불안했다.

저마다의 일을 하는 동기들은 부러웠다.

모든 것이 능력부족 때문이라고 생각되는 날은 우울했고,

잡무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할 땐 한없이 추락했다.





그러나 입사 후 3년, 많은 것이 변했다.


입사 1년이 지나자, 팀장님은 잡무를 줄여줬다.

입사 2년이 지나자, 좀 더 중요한 업무가 주어졌고

3년이 지난 지금,

중심 팀원이 되어 야근과 주말출근을 반복한다.

진짜 업무와, 진짜 보상이 주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은 알고 있다.

입사 후 내게 그저 그런 일이 주어진 것이

회사의 시스템이 엉망이어서도 있지만,

내가 아직 짬이 부족했다는 것을.


원하는 일을 할 역량이 준비가 되면,

원하는 일을 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

아직 주어지지 않는다고 조급할 필요가 없다.

스스로를 탓할 필요도 없다.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생에는 때가 있고,

누구나 준비되면, 그것을 가질 수 있다.




by.쏘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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