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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블리 Mar 04. 2018

비교할 수도 있잖아?


-

언니,
우리 동네에 엄청 장사 잘 되는 가게 있잖아.
거기 사장이 나랑 동갑이래.

난 뭐했나 몰라.



아직 마냥 어린애 같은 동생이 툴툴거리며 말한다.

동갑인 아이가 번듯한 가게를 두 개나 차릴 동안,

자신은 뭐했냐는 자조 섞인 푸념과 함께.



-

비교하지마,
자꾸 비교하면 자꾸 눈만 높아져.

나중에는 상위 0.0000001%랑도

비교하게 된다니까.


김연아는 전 세계를 재패했는데..
주커버그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었는데..


그렇게 살 순 없잖아?



비교하지마


동생에게 잔소리를 했지만

왠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결코 비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난 그렇게 이어지기 원하지 않지만


연결 사회


우리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타인과 나를 이어주는 사회에 살고 있다.


과거에 조상들은 이웃도시로 떠나면 끊겼을 인간관계가 자꾸 나를 따라온다. 얼굴도 가물가물한 초등학교 동창이 페이스북 친구 추천에 뜨고, 스쳐지나가는 인연의 소식도 카카오톡이 친절하게 알려준다. 전 세계 최고로 성공한 사람들부터, 주변의 소소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까지 검색 한 번이면 모든걸 알 수 있다. 그렇게 끊임 없이 나와 타인을 연결한다. 그렇게 끊임 없이 나와 타인을 경쟁하게 한다.






그래서 이제 비교하지 않는 것은 포기했다.

비교하는 자신을 자책하지도 않는다.


가끔 타인의 불행에서 안도감을 느끼더라도,

가끔 타인의 행복에서 열등감이 들더라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이기에,


다만, 열등감, 부러움, 시기심, 그 모든 마음 속에

“내가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지고 싶지 않았다면, 부럽지도 않았을테니까.





by.쏘블리







++아마 요즘 제 동생은 그 가게 주인처럼 자기 일 하며, 자유롭게 살고 싶은가봐요. 동생의 꿈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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