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돌이켜보면 항상 글을 쓰고 싶었다.
학창시절에는 기자가 되려고 했다.
한 줄로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
한 줄로서 세상을 더 좋게 바꾸고 싶었다.
대학 때는 판사가 되려고 했다.
기자보다 더 힘 있는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판결문 한 줄은 정말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했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금도 난 글을 쓴다.
소소한 일상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비슷한 일상을 나누면서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02.
입사 후, 첫 발령 때 팀장님은 나에게 말했다.
'우리 부서를 어떻게 보고 이렇게 초짜를 보내냐'
전임자에 대한 아쉬움이 섞인 이야기였지만
첫 날이였기에 그렇게 서러웠다.
그 이후 많은 일이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데면데면하게 대하는 선배들도 봤고
눈치를 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고
회사일은 누가 가르쳐주는 일 없이 알아서 잘 해야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막내로써 빠릿빠릿함이 늘어가고
부서일을 점차 알게 되고
몇 번의 워크숍과 몇 번의 회식을 거칠 때쯤
가장 예쁨받는 신입사원이 되었다.
가끔 누군가가 나에게 인복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생각한다. 분명히 나는 인복이 많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생각한다.
데면데면했던 시절,
팀장님이 왜 우리 부서에 왔냐고 되묻던 시절,
그것을 견뎌냈기에 지금이 있는거라고.
by.쏘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