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부서에 발령났을 때 선배들은 말했다.
"신입사원이 갈 부서는 아니야"
"거긴 경험이 있는 사람이 가야하는데"
"신입사원을 왜 거기로 발령냈지?"
약 십년 선배의 후임으로 생초짜가 발령이 났으니 그도 그럴만했다. 안영이를 원했는데 장그래를 받은 것처럼 우리 부서의 분위기도 그러했다.
"얘를 데리고 뭘 어떻게 하지"
걱정과 우려 속의 시작한 회사생활이었다. 부장님께서 "오늘 점심 약속 있어?"라고 묻는 말이 함께 밥먹자는 이야기인줄도 몰랐다. 상급자에게 어떻게 보고를 하는지, 어떻게 전화를 받는지도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것들을 몰랐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신입사원이 갈 부서에 가지 않은 대가로 많은 것을 배웠다. 뜬구름 같은 일이 주어졌을 때도 그럴듯이 해내는 법,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일하는 법, 귀한 선배들과 타부서에서 접할 수 없는 보고서들, 내가 해볼 수 없는 일들을 짧은 시간에 했다. 그 시간과 기회가 소중하고 감사하다.
가끔 선배들에게 되묻고 싶다.
"세상에 신입사원이 할 만한 일이 있긴 있냐고"
신입사원은 아무것도 모르고 모든 일이 생소하다. 어떤 일이 주어지느냐에 따라 적응할뿐이다. 역경은 사람을 더욱 성장하게 만든다.
올해,
어쩌면 남들이 만류하는 또다른 일을 맡게 될지 모른다.
"입사3년차가 맡기엔 어려운 일"
선배들과 내 자신에게 한번 더 물어본다.
"세상에 입사3년차가 맡기에 할만한 일이 있긴 있냐고"
다소 쉬운 일이든, 좀 어려운 일이든 어차피 적응하느라 고생을 할거라면 성장시키는 쪽에 걸고 싶다고.
by.쏘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