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쏘블리 Mar 03. 2017

#. 비슷한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이유

- 다툴일도 고민할 이유도 없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

남자의 말에 여자는 아침부터 들떴다. 그 날따라 더 예쁘게 꾸미고 평소에 신지 않은 구두도 신었다. 그 날 저녁, 남자는 여자를 데리고 회사 근처 김치찜집으로 갔다. 남자와 여자는 그 날 대판 싸웠다.

"여기에 올거면 그냥 밥을 먹자고 하지"
여자가 잔뜩 실망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맛있는 걸 사주고 싶었어"
남자가 그런 여자를 이해하지 못하며 말했다.

평화로웠을 데이트가 얼룩졌다. 서로 잘해주려다가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그 때 여자와 남자는 생각했었다.


'우리는 정말 사소한 문제로 싸운다고'

하지만 지나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것은 사소한 문제가 아니였다고.




여자에게 무엇인가를 함께 먹는다는 것은 인생의 중요한 사건이었다. 누군가와 함께 무엇을 먹고, 이야기하는 것이 여자에겐 소중했다. 그와는 더 특별한 것을 하길 원했다.

남자에게 무엇인가를 먹는다는 것은 단순한 식사였다. 먹는 것을 그렇게 즐기지도 않았다. 밥을 먹고 난 후에 시간을 더 소중하게 보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중요시하는 일상에 대한 가치관이 달랐다.

여자는 점차 자신이 원하는 식당에 갈 때 남자를 찾지 않았다. 한식파인 그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먹으면서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기껏 찾아온 가게에서 남자가 탐탁치 않은 리액션을 보이는 것도 싫었다. 여자는 인생에 가장 즐거운 순간을 남자와 함께 하지 않았다.


남자는 변해가는 여자를 이해할 수 없었다. 모든 걸 맞춰가려던 여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했다. 남자와 있을 땐 좋아하는 맛집에 가지도 않았고, 자연스럽게 할말도 없어졌다.


그렇게 그들은 그들이 사소하게 생각하던 문제로 멀어졌다.





연인 사이의 다툼은 사소한 문제들로 일어난다. 무리해서라도 원하는 것을 갖는 사림과 돈이 없을 때는 쓰지 않는 사람과의 갈등, 내 시간이 필요한 사람과 매일매일 연인을 만나야하는 사람들과의 갈등,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 혼자 있길 좋아하는 사람의 차이, 서로 조그마한걸 이해해주지 못해서 싸운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사소한 문제들은 모두 근본적인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다. 소비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
생활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순간의 차이. 서로 다른 가치관을 맞추는 것은 생각보다 힘이 든다. 20년 이상 다르게 살아온 남녀가 비슷해지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가치관의 공유는 중요하다.
가치관이 비슷하다면 '다툴일도 고민할 이유도 없다'

다툴일도 고민할 이유도 없는 사람과 사는 것은 인생의 축복이다.




by.쏘블리

매거진의 이전글 #. 존재의 불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