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앤디 Apr 05. 2024

30일 블로그 쓰기

그리고 작은 깨달음

33세부터 75세인 지금까지 매일 새벽 글 쓰고 매일 달리는 하루키. 


나 자신과의 챌린지로 시작한 미니 프로젝트를 성공했다.

고작 30일인데? 맞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작은 깨달음이 나름 내게 소중했다.


첫째, 대부분의 훈련이 그렇듯 글쓰기도 퀄리티보다 중요한 건 습관이라는 점이다. 새벽까지 밤샘 업무를 해야 하는 날도, 출장을 다녀와서 밤늦게 귀가한 날도, 졸음을 쫓으며 그날의 글을 썼을 때의 후련함과 성취감이 있었다. 


글을 쓰는 것이 어렵지 않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난 초등학교 방학일기도 매일 써본 적이 없었다. 내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전에도 있었고 출간도 했지만, 난 상대적으로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잘한다 (자찬이 아니라, 글 쓰는 것과 말하는 것의 차이가 많이 난다는 말. 그래서 말로 먹고살고 있다). 


처음에는 주제 선정부터 업로드까지 2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마지막에는 1시간 정도로 단축되었다. 물론 블로그 도구 자체에 익숙해지는 시간도 있었지만, 몸과 머리가 글 쓰는 프로세스에 익숙해진 이유가 컸다. 




둘째, Output을 매일 하다 보니 Input과 숙성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나름 평소에 잡다한 것에 관심도 많고 생각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보니 output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말할 때도 막힌 적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글은 면대면 대화처럼 상호작용을 하거나 뉘앙스까지 전달할 수 없다 보니 상대적으로 자료, 이론, 예시 등을 더 신경 써서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지식과 고민의 깊이를 훨씬 많이 더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동안 나의 통찰력에 우쭐해 있었다면, 글을 쓰다 보니 다시 겸손한 마음으로 나를 채워야겠다고 느꼈다.




셋째,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다듬고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감탄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듯 대부분의 블로그나 책이 홍보수단으로 쓰인다는 점 때문에 나 자신도 출간작가이면서 매체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행위가 나의 생각, 행동, 말을 되돌아보는 일종의 명상이라는 점에서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수준에서 고군분투하는 다른 작가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했다. ‘그렇지, 다른 사람들도 이런 생각, 이런 고민하는구나’라는 일종의 동지애가 생겼달까?




내가 부지런하지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도 중간에 제발 하루만 쉬고 싶다고 생각했던 날들도 있었다. 30일을 채우고 나니 그래도 잘 견뎠다는 뿌듯함이 있다.


이제 다시 독서, 관찰, 사색으로 Input에 집중하는 대신 매일 쓰는 것보다는 더 퀄리티 높은 글을 주 1회 올릴 예정이다. 


추가로 매월 다른 챌린지도 해보려 한다. 아주 작고 현실적인 것들로. 결과나 성패보다도 그 과정에서의 변화와 성장을 위하여. (18시 이후 간식 끊기?) 


2024년 4월 5일

박앤디


작가의 이전글 대학을 보낼까, 롤스로이스를 살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