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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Nov 15. 2021

39세, 출산 후 첫 달리기 시작!

육아, 나를 돌보는 시간

2021년 6월 21일 작성완료



우리 가족 2030 비전은 '강철 가족'(남편 덕분에 '강철부대' 시청 중..). 육아를 시작하니 나의 비루한 체력은 더욱더 저점을 향해 추락했다(왜 이렇게까지 체력이 비루 해졌는지에 대해서도 나중에 따로 기록할 예정이다. 시험관 시술과 유산, 급 자연임신, 조산으로 이어졌던 휴). 나이 핑계를 대고 싶진 않지만 아무래도 38세에 출산을 하고 나니 이게 30대 중반 체력과는 또 다른 것이다. 이렇게 지내다가는 나도, 남편도, 아기도 더 힘들어질 것 같다는 판단에 2월 중순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 벌써 1년, 첫돌이라니


첫돌을 지나고 나니 나도 스스로를 좀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무엇보다 출산 전에 몸무게가 총 11kg 늘었었는데, 출산 후에 2kg 정도만 줄어든 상태에서 그대로 1년이 유지됐기 때문(즉, `21년 2월 기준, 출산 전 몸무게보다 +9kg 상태).


그 9kg을 전부 다 뺄 필요도, 뺄 자신도 없어서

2021년 목표는 일단 '약 4kg 정도'만 건강한 방식으로 감량하고 그걸 유지하자는 생각.

한두달 동안 1kg 정도씩만 감량하면 충분하지라는 생각으로 시작!


# 2월 중순~5월 중순까지 공원 걷기 시작.


아침에 6시 30분~7시 사이에 운동을 완료하고, 들어와서 샤워하면 끝. 첫 주는 15분 정도 걷기에도 숨이 헥헥(체력 무엇...), 그래도 한 달 지나니 좀 나아지기 시작했고, 5월 중순에 이르렀을 때는 30분 정도는 걸을 수 있는 체력이 됐고, 일상 체력도 뭔가 좀 개선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동안 몸무게는 2kg 감량. 요만큼만 줄어도 옷 입는 게 조금은 나아진다. 나아지는 게 눈에 좀 보이면 다시 걷고 싶어지는 그런 선순환ㅋ


# 그러다 문득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중고 시절 오래 달리기를 완주해 본 적이 거의 없고, 100미터 달리기는 23초대가 평균이었던 내가

갑자기 달리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다니..! 성인이 된 후 오로지 운동을 목적으로 달려본 적은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버스를 잡거나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뛴 적은 있어도.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꼭 갑자기는 아닌 것도 같다. 어딘가 로망처럼 그런 나의 모습을 한 켠에 꿈꿔왔던 것 같기도. 활력 넘치고 탄력있고 건강미 넘치는 그런 나의 모습이랄까.. 아무튼 걷기 운동이 익숙해지자 뭔가 좀 더 강도가 있는 게 다른 게 해보고 싶었는데, 고려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1. 현실적인 여건 : 시간 및 공간

  ㅇ 남편 출근 전 1시간 이내에 운동 및 샤워가 끝나야 함. 왔다 갔다 하는데 쓸 시간까지는 없음. 그래서 가까워야 함.


2. 귀차니즘

  ㅇ 살고 있는 곳 특성상 어딘가 등록하면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아침에 그럴 의지까지는 없다..

  ㅇ 시간도 시간이지만 그보다는 사실 귀차니즘이 더 크다. 준비, 시작, 마무리가 아무튼간에 간단해야 뭐라도 꾸준히 할 수 있다.


3. 비용

   ㅇ 장비를 마련하거나, 등록을 할 돈이 없다.. 그냥 맨몸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거 뭐 없을까.


4. 흥미

   ㅇ 나의 주요 불안 요소에 대한 가장 실제적인 대응 중 하나가 달리기 인 것 같았다. 달리기로 체력이 좀 다져지면 언젠가는 무술 관련 종목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그러니까 위의 사항들을 고려하다 보니 떠올랐던 게 '달리기'였다. 몇 년 전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었는데, 어쩌면 그때부터였는지도 모른다, 달리기에 대한 환상이 생긴 것은. 이 책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트로 정리해둬야지 했던 게 몇 년 전인데 아직도... 아무튼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가는 것', '거기에 있는 실패나 기쁨에서 구체적인 교훈을 배워나가는 것', '시간과 세월을 들여, 레이스를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서 최종적으로 자신 나름으로 충분히 납득하는 그 어딘가의 장소에 도달하는 것' 이라니.. 너무 매혹적이지 않은가.



# 달리기 시작 : 5월 중순


- Runday 어플 실행하여 <30분 달리기 도전> 프로그램으로 달리는 중

- 집 앞 공원에서 1주일에 평균 3일 정도 달리고, 나머지 날들 중 하루 이틀은 쉬고, 2일~3일은 걷는다.

- 6월 21일 기준, 프로그램 8회 차 완료, 달린 횟수는 10회(일주일에 두 번 밖에 못 뛰었을 때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않고, 이전 단계를 다시 뛰었음).

- 체력 : 몸이 조금은 더 탄탄해진 느낌, 그러나 빈혈이 살짝 생겨서 철분제 주문

- 몸무게 : 기존에 3개월 간 걷기 통해 2kg 감량됐었는데, 1달 달리기를 한 후 추가 1.6kg 감량. 4개월 간 총 3.6kg 감량. 6/21 현재 체중 65.8kg.

- 2021년 내가 달성하고자 하는 체중은 65.0kg이고, 이걸 2021년 내내 유지하는 게 목표!


# 하반기 달리기 계획


- 현재 패턴으로 본다면, 지금 하고 있는 런데이 프로그램은 빠르면 8월 말, 늦으면 9월 중순에 최종 완료 가능할 것 같다.

- 이 프로그램의 목표는 '30분 이상 자신의 페이스대로 달릴 수 있는 지구력'을 기르는 것이므로,

- 그게 이뤄진다는 가정하에, 가을부터는 30분 정도 달리기를 일주일에 3회 정도, 나머지는 걷기 운동할 생각

- 추워서 공원에서 뛸 수 없는 계절이 오면, 그때는 필라테스를 다시 시작해보거나, 아니면 헬스를 끊어서 러닝을 하거나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


아무튼 오늘도 나만의 달리기 무사히 완료!



ㅇ (기록) 체중 히스토리 정리

    * 평소 체중 : 55kg

    * 시험관 시술 후 체중 : 60kg

    * 자연임신 전 체중 : 60kg

    * 출산 전 체중 : 71 ~ 71.5kg

    * '21년 2월 체중 : 69.4kg

    * 걷기 운동 시작 전 목표 체중 : 65kg

    * '21년 5월 체중(걷기 운동 후 3개월) : 67.4kg

    * '21년 6월 체중(달리기 시작 1개월) : 65.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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