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처음이 이렇게 유독 어려운 나란 사람아
이 글도 '저장' 말고, '발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만 보고 말더라도 일단 머릿 속 여러 생각을 정리라도 해보자는 생각에, 그러다보면 뭐가 좀 정리가 되겠지라는 생각에 노트북을 꺼냈다.
브런치, 이렇게 하는 거 맞나..라는 혼잣말이 내내 입가를 맴돌고, 어디다 딱히 물어볼데도 없고, 다른 분들의 글을 좀 둘러봐야 되지 않겠나 싶다가도 뭔가 똑 떨어지는 케이스를 찾을 수 있을지 어떨지도 모르겠고 괜히 보다가 궁금한 건 해결 안 되고 다른 분들 글을 보다가는 영영 내가 발행할 글은 하나도 없을 것 같아서.. 둘러보기를 잠시 멈췄다.
1. 그러니까 말야 이렇게까지 소소한 생각을 적어도 되는거냐고
단순 소소한 생각이 아니라 그게 어떤 커다란 테마 아래 들어가야만 하는거라면, 글쎄 이건 그냥 나의 하루치 생각같은 것들인데 이런 걸 써도 되는걸까?
그래 어쩌면 시작에 하나쯤은 괜찮을지도 모른다.
당초 브런치 작가 선정을 위한 계획서를 낼 때는 어쨌든 나름 두 개의 주제를 제출했다. 그것은 '리뷰'와 '육아'. 물론 각 주제에 대한 일종의 소제목은 따로 있다. 그런데 이걸 대뜸 첫 글에 발행하려고 하니 뭔가 이상한 것이다. 소개팅에서 처음 만나자마자 내 지나온 미숙하디 미숙한 세월과 그 세월의 고민을 막 얘기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2. 그러니까 말야 그 글들이라는 게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전 글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괜찮은 거냐고
나는 2019년 4월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띄엄띄엄 끄적끄적 글을 남겨왔고, 앞으로 브런치에 쓰게 될 글도 그 글들에 추가가 되는 형식인 것인데 그럴려면 그 글들을 옮겨와야 한다. 즉 현재 시점에서 옮겨오지만 그 글들은, 그 글의 생각들은 그 당시의 것들이다(맞춤법이나 비문 등 형식적인 부분은 일부 수정할 것이다. 다만 일단 당장은 내용은 수정하지 않을 계획). 사실 지금은 해석이나 관점이 바뀐 부분이 많다. 과거의 나의 생각을 현재의 나는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기도 하고, 보다 적절한 표현으로 수정해야만 하는 대목들도 있다.
때문에 그 작성완료 시기를 명시해두고 싶은데, 그런 방식으로 작성해도 되는 건지.. 고민이 되는 것이다. 뭔가 얼핏 둘러본 브런치 글들은 무척이나 시의적절하고 생생한 현재성을 지니고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쓰다보니 뭐 어쨌거나 당초 브런치 작가 신청 시에 이전 글들을 제출했었고 그 글들에 추가 확장하여 작성할 계획을 밝혔었으니, 그 글들을 기반으로 쓰는 게 당연하잖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무튼 난 이렇게 첫 시작이 참 어렵다.
소소한 일이든 큰 일이든 안 해본 걸 하기가 왜 이리 어려운지. 하지만 올해 결심이 그거였다, 나의 어떤 면을 너무 비하하지만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보자고. 어쨌거나 다소 어렵게나마 한 걸음 내딛어보면 되는 거 아니겠나.(아니 그래서 이걸 발행을 해 말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