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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Apr 20. 2022

마음이 가만히 복닥이는 날에는

일기, 오늘은 의식의 흐름대로

# 아무것이 되지 않더라도

- 그럴싸하고 근사해 '보이는'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나의 인생과 나의 오늘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 오늘의 소소하고 아주 작은 최선들이 나를 만들어 간다고 믿는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

- 오롯이 '나로 존재하는 것', 어디서 무얼 하든 온전히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단단함. 타인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유연함. 그게 내가 생각하고 꿈꾸는, 가장 근사한 나의 모습이다.


#  고요의 시간

저 성경책은 남편이 군대에서 봤었다는데, 아주 낡았는데, 왜인지 계속 그냥 두고 보게 된다ㅋ

- 2018년 가을 휴직을 하면서 서점에서 구입했던 QT <지저스 콜링>. 어느덧 3년 반의 시간 동안 매일 새벽 함께하고 있다. 그 깊은 묵상의 세계에 매해, 매일 놀란다. 해를 거듭할수록 달리 이해되기도 하고, 이해가 되지 않던 부분들이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그래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구나 느낀다.

- 마찬가지로 휴직을 하면서 하루 한 장씩 매일 읽고 있는 성경책. <지저스 콜링>을 먼저 묵상 후, 성경을 읽는다. 신약 대비 구약은 오래 걸리고 있다.

- 올해 새로이 추가한 기도집 두 권. 남편을 위한 기도와 자녀를 위한 기도.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귀하고, 실속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3년 넘게 계속된 이 '고요의 시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것 같다.


# 두려움

- 나의 깨달음과 성장의 실체가 진정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인지 두려울 때가 있다. 그렇지만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하시니, 나는 '지혜'와 '용기'를 간절히 구할 따름이다.

- 생각해보니 난 다른 두려운 것들이 참 많은 사람이었는데, 위의 것을 적고 나니 더는 떠오르지 않는다. 이것도 참 큰 변화다


# 중심을 잡는다는 것

- 아주 작은 실바람에도 마음이 쉬이 휘청이는 날이 있다. 중심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땐, 뭐라도 써본다. 그런 마음일 때 노트를 펼치고, 펜을 드는 행위는 쉬운 일은 아니다. 어쩌면 뭘 적느냐 보다는 그 작은 의지가 중심을 잡게 해주는지도 모른다.

-  그래도 어쨌거나 뭔가를 적다 보면 답이 나오는 게 아니라, 적어도 뭐가 문제인지는 선명해진다. 내가 왜 흔들렸는지, 흔들린 진짜 속내가 무엇인지. 그걸 아는 것만으로도 조금 안심이 된다. 편안한 마음이 된다.

- 내 마음이 편안하면 중심은 잡힌 거다. 문제 해결은 그다음이다. 몇 년 전 고속도로 화장실에 붙어있는 누군가의 명언이라는 문구가 인상 깊어서 꽤나 종종 혼자 되뇌어본다. "큰 것이 해결되면 작은 것은 저절로 해결된다". 처음 봤을 땐 웃음이 피식 나왔는데 이거 진짜 그렇..?

- 지금 떠오르는 소중한 이들. 그들 모두의 밤이 평안하고, 편안한 마음이길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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