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을 믿는 연습

힘을 빼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by 마음의 팔레트

물을 믿기까지,

수영 왕초보인 나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 머리를 물속에 넣는 일도,

물속에서 숨을 쉬는 것조차도

나에겐 꽤 큰 용기가 필요했다.


몸을 억지로 밀어 넣으며

물과 조금이라도 익숙해지려 했지만,

사실 아직도 100% 믿고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게 된 것이 있다.


물속에서 들리는 꼬르륵, 꼬르륵 기포 소리는

생각보다 경쾌할 때도 있고,

어느 순간에는 물의 파장이

온몸으로 전해질 때도 있다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감각은

몸에 힘을 빼야만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문득 엄마가 된 뒤의 나를 돌아보았다.


아이 돌봄과 가사 일을 모두

잘 해내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내 아이에게 소홀했던 순간은 없었는지,

늘 어깨에 힘이 들어간 채로

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던 건 아니었는지.


그런데 물은

힘을 빼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몸으로 가르쳐준다.


여전히 초보이고

엉금엉금 배우는 중이지만,

적어도 하나만큼은 분명해졌다.


모든 순간을 붙잡지 않아도

삶은 이미

나를 가만히 떠받치고 있다는 것.


요즘의 나는

파랑을,

조금 더 믿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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