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하얀 수건

존중이라는 색을 배워가는 시간

by 마음의 팔레트

겨울이 되니 하얀 세상을 자주 만나게 된다.

하얀색을 떠올리면 우리 할머니가 생각난다.


어느 날, 할머니 방 화장실 수납장을 열어 보았다.

수건이 모두 하얀색뿐이었다.

분명 집에는 알록달록한 수건들이 있는데,

할머니 공간에는 하얀 수건만 모여 있었다.


그때는 그저 하얀색을 좋아하시나 보다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사이 할머니의 취향이

더 단단해진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할머니는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정돈하고,

화장을 하고,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는 것을

하루의 루틴처럼 지켜오셨다.


함께 지낼 때는

“깔끔하게 정리해라”는 말이 잔소리처럼 들렸는데,

이제는 그 말과 행동들이

백색소음처럼 조용히 익숙해질 때가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그런 할머니의 습관과 선택을

고치기보다 존중하게 되었다.


올해부터는

할머니께 용돈 대신

할머니의 하얀 취향에 어울리는

작은 선물들을 드리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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