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정리한 시간에 대하여
육아휴직은 대학교의 긴 겨울방학 같았다.
육아만 해도 하루는 금세 지나가는데,
휴직을 앞두고는 생각이 많아졌었다.
앞으로 어떤 ‘일’을 하며 살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아기가 잠을 자는 틈을 타
괜히 더 노트북을 열게 되고,
괜히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는 시간이 늘었다.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처럼,
아니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생각이라도 정리하고 싶은 마음으로.
휴직의 끝자락에는
인생의 숙원 사업이었던
운전과 수영에도 도전하며
오히려 더 바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
나는 복직을 앞두고 있다.
방학 때도 그랬듯
벌려놓은 채 마무리 짓지 못한 것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내게는
황금 같고,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아직 무엇을 하며 살아갈지에 대한
분명한 해답은 찾지 못했지만,
조금 더 시간을 들이다 보면
나만의 속도로, 나다운 모습에 가까워지겠지.
이제 딱 한 달 남은 휴직.
벌써 마음부터 정리를 시작한다.
긴 겨울방학, 참 잘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