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아 Sep 13. 2024

몸은 내가 아니다

가족여행으로 영국을 다녀왔어요!


가자마자 시차 적응하랴 투어 하느라 몸이 피곤했습니다.

생각보다 날도 덥고 많이 걷게 되어서 몸이 힘들 때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번 여행 때 저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배가 고파도 화가 안 나고

더워도 예민해지지 않았습니다!


hangry라는 단어 뜻을 아시나요?

hungry + angry가 합쳐진 슬랭어인데

배고프면 화가 난다는 뜻입니다.

제가 예전에 완전 대표적인 행그리 인간이었습니다 ㅋㅋ


배고프면 예민해지고 손도 떨렸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배가 고플 때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이 배가 고프구나. 신기하네 ㅎㅎ'


몸은 배고플 수 있습니다.

당연한 거지요.

하지만 '나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배고프다고 예민해질지 말지를요.


'나는' 몸이 아니기 때문이죠.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몸입니다.

나는 그런 몸을 '의식하는 자'입니다.




이 사실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나니

배고파도 예민해지지 않고

여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밥 먹을 때가 되면 음식을 정말 감사히 맛있게 먹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몸과 나를 일치해서 생각합니다.

몸이 나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저 또한 그랬습니다.


예시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어느 날 심한 교통사고로 다리 한쪽이 부러졌습니다.

통증과 고통 이런 거는 배제하고,

다리가 부려졌다고 '진짜 나'는 변하는 것이 있나요?


부러진 다리를 '의식하는 나'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리가 다치기 전의 나와, 다친 후의 나는 똑같은 존재입니다.

몸이 나였더라면 나 또한 변화가 있어야 하지만 나는 똑같습니다.


몸은 내가 아닙니다.

나는 몸을 통해 '의식하는 자'입니다.


몸에서 분리되니 마음이 정말 평화로워졌습니다.


배고프다고 싫증이 안 나고

피곤하다고 화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가족여행을 해도 다툰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그냥 인정만 할 뿐입니다.

"몸이 좀 힘드네.. 좀 쉬어야 될 것 같아."


몸이 내가 아님을 받아들이되

몸을 소중히 다룰 줄 알면,

과하게 예민해질 필요도 없고

나의 몸을 사랑할 줄도 알게 됩니다.


무조건 싸운다는 유럽여행을

그것도 가족과 가서 한 번도 안 싸운 건

잘한 거 맞죠? ㅎㅎ


오늘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인생의 주문 4가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