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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 SPARK Oct 24. 2023

느리고, 좁고, 깊게 파자! 성공하려면

몇 달 전 내가 대표로 있는 스타트업이나 법무법인의 매출의 성장세가 신통치가 않았을 때가 있었다. 그때 무심히 유튜브를 보는데, 알고리즘이 내 마음을 알고 있다는 듯이 “이것은 작은 브랜드를 위한 책”을 쓴 이근상 님이 초대된 방송을 보여준다. 


브랜드를 만들어 성공한 사업을 만들려면, 느리고, 좁고, 깊게 파야한단다. 아니, 요즘 세상에 그렇게 해서 언제 돈을 버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들어보니 그게 아니다. 깊게는 모르겠고, 빠르고 넓게 파야 빨리 큰돈 버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였다.


순간, 이거다, 싶은 직감 같은 것이 왔다. 바로 휴대폰을 들어 책을 주문했다. 주문되어 오는 그 이틀이 참 길어 보였다.


책을 열자마자 2시간 만에 독파했다. 아주 쉬운 말로 그 설득력은 엄청났다. 그리고 저자는 이미 그 마인드로 여러 개의 브랜드를 성공, 그것도 아주 크게 성공시켰다. 


‘다리미 하나만 잘 만들면 세계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다’가 이 책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하나만 만드는 일'과 그것을 '잘'만드는 일에 집중하지 못한다. 하나가 잘 팔리기 시작하면, 빨리, 많이 만드는 일에 몰두하고 다른 종류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확장하는 일에 눈을 돌린다....


많은 사업가들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 분야가 있음에도 그 분야에서 성공하면, 이내 사업 외연을 빠르게 확장하는 오류를 범한다는 것이다. 규모가 작아도 의미와 존재감이 크다면 큰 브랜드가 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내가, 바로 내가 그 오류를 범하고 있었다. 스타트업에서 만들고 있는 소셜 앱에서는 주된 기능이 있음에도 어떻게든 부차적인 기능을 몇 개라도 더 넣으려고 안달하고 있다. 법무법인에서도 '우리 법무법인은 형사사건, 민사사건, 가사사건, 행정사건 등등 다 잘해요'라는 광고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렇다고 여러 사건이 물밀 듯이 몰려오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고 있다.


어떤 한 분야를 잘할 수 있는 인적구성을 해놓고 점점 더 전문분야 1 분야에 전념해야 한다. 그 분야에서 처음에 1-2건 성공사례가 나오고, 그러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은 의뢰인이 다른 사람을 소개해준다. 그리고 성공사례가 누적되어 그것을 광고할 수 있게 된다.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그렇게 전문가 타이틀이 붙게 되면, 사건도 많이 선임할 수 있게 되고, 건당 선임료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브랜드가 되고, 성장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본질이라는 씨앗이 훌륭하다면 조급하게 굴지 말고 기다려라. 꽃이 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법이다."


'우주에 흔적을 남기고 싶다'라면서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 상당수가 '소비자 공감 → 브랜드 심화'로 가야 하는데, '소비자 공감 → 브랜드 확장'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우주에 흔적을 남기는데 실패한다고 한다. 


"작은 브랜드는 규모나 크기의 경쟁에서 큰 브랜드를 이길 수가 없다. 하지만 영향력 면에서는 얼마든지 큰 브랜드를 이길 수 있다. 작은 브랜드가 영향력을 확장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필수적인데, 하나는 기술의 진정성이고, 다른 하나는 집중을 통한 전문성이다."




최근 법무법인들을 보면, 광고에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고, 매출이 조금 오른다 싶으면 직원과 사무소를 급하게 확장해 나간다. 주변에서 그 확장성에 놀라서 부러움을 표한다. 그런데 1-2년 후에 그 법무법인의 존재감은 희미해진다. 좁고 깊게 파야하는데, 넓고 얇게 판 결과다. 


나도 최근에 법무법인의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신문에서 보는 기업의 구조조정 얘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직접 해보니 보통일이 아니다. 한 번 비용이 많이 드는 구조로 만들어 놓으면 그것을 줄이고 덜어내는 것은 만들 때의 백배의 힘이 필요하다. 


좋은 책을 만난 덕에 성공사업가의 마인드 셋을 장착하게 됐다. 책과 사람의 좋은 인연이란 게 이런 것인가 보다. 테헤란로에서 당당하게 성공해서 내 빌딩을 소유하게 되면, 이 책의 저자 이근상 님을 꼭 옥상정원에 초대해서 와인 한잔 대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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