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곁에는 '초실행력자'들이 존재한다. 마치 마블영화에 나오는 초현실적 인물처럼 남들보다 실행력이 초인적인 수준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그 들을 '초실행력자'라고 부른다. 그들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주변에서 이것저것을 주워(?)다가 뚝딱뚝딱 준비한 후 바로 시작한다. 그들은 일들을 중요도 순으로 배열한 다음 가중 중요도가 높은 일부터 시작한다. 그들은 하루도 그런 식으로 중요도 순으로 배열한 후 하루를 알차게 보낸다. 그런 후 겉옷을 입으면서 머릿결을 바람에 휘날리며 건물을 나서는 멋진 엔딩을 보여준다.
초실행력자들은 야근도 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다. 그들의 머리에는 일과 시간의 순서가 머리에 차분히 정렬되어 있다. 몸은 그에 자동적으로 움직일 뿐이다. 옆에서 보기에 걱정될 정도로 준비가 미숙한 상태에서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가 내놓는 초기모델은 빠르긴 한데 남보기에 어딘가 완성도가 부족해 보인다.
그들은 뭔가 엉성한 일모양새를 갖는다. 일부러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겸손'이 몸에 배었다. 선배나 후배를 가리기 않고 자신보다 내공이 높다고 생각되면 자세를 숙이고 뭐라도 배우려고 한다. 마치 마른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배우는 속도가 빠르다.
그 초실행력자에 대한 상사들의 평가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는 항상 최고의 근무평점을 받는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부서에 배치된다. 승진도 제일 먼저다. 상사들은 그를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그를 데려가려는 부서들 간의 쟁탈전은 너무 치열하다.
그런 초실행력자들은 직장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사업가 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중요하지 않은 목표는 쳐다보지도 않는다. 중요한 일 한 가지 또는 몇 가지에만 신경을 쓴다. 그리고 신속하게 세상에 아이디어를 내보낸다.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좀 위험해 보인다. 준비가 50%도 안돼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해가 안 되는 건 80%도 안 되는 완성도로 제품을 세상에 내놓는다. 그리고 세상의 반응을 본다. 그 반응에 따라 조금씩 완성도를 높여간다. 그런 것들을 많이 만들어낸다. 그는 실패로 생각되는 결과에도 연연하지 않는다. 그로부터 뭔가를 배운 듯 다시 다른 것을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의 인생목적이 마치 세상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처럼 보인다. 』
위 내용들은 내가 생각하기에 초실행력자로 생각되는 사람들의 특징들이다. 검사시절 처음에는 일 배우느라 신경 쓰지 못했지만, 경력이 쌓이면서 잘 나가는 선배들의 일하는 스타일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초실행력자로 생각되는 선배들의 부서이동과 승진까지 연구했다. 보고서로 남기진 않았으나, 나름대로 기준을 갖고 그들의 특징을 머릿속에 넣어놓았다. 나도 그들을 따라 하려고 무던히 노력했다. 그래서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르겠다.
겸손한 그 '초실행력자'들은 잘난 체가 없다. 항상 동기들의 선두에 서서 승진인사와 선호부서 배치를 받으면서도 자세를 낮게 한다. 초실행능력자들은 마치 자신의 미래를 알고 있는 양 여유가 있다. 옆에 있는 사람들까지 살뜰히 챙긴다.
하지만 그들은 일에 있어서만큼은 냉정한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 냉정하다는 의미다. 경기장 내에서 피를 보고도 무서워하지 않는 검투사처럼 보인다. 그들은 항상 경기장 안에 머무르고 그곳에서 어떻게든 결과를 보려 한다.
무엇보다도 초실행력자들의 특출한 능력은 '시간을 통제하는 능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남들은 그 일을 마치는데 3년의 시간을 예정한다고 치면, 초실행력자들은 '3개월에 못할 게 뭐야?'라는 태도를 취한다. 부지런하다는 의미도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세상에 자신의 제품을 내보내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킨다. 난 단순히 그들이 일을 마치는 시간만을 강조했다. 왜 그럴까? 그들의 초기 제품에 대한 완성도는 사실 감동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일의 시작과 완성을 중시하는 것이지 완성도에는 크게 중점을 두지 않는다.
초실행력자들은 일단 초기제품을 빨리 세상에 내놓는다면 누군가 그것을 완성시키리라는 것을 안다. 그 완성도를 자신이 높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가 그 일을 할 수도 있다. 과연 완성도가 100%라는 판단은 누가 할 수 있단 말인가? 기술은 감당할 수 없는 속도로 발전한다. 우리 안목 역시 이미 10년 후를 사는 사람과 같다. 일의 성과에 대한 소유권 내지 통제권만 자신이 가지면 된다. 완성도를 높인 사람에게 지분을 조금 주면 된다.
세상 사람들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초실행력자, 단순실행력자, 저실행력자로 말이다. 초실행력자를 곁에 두고 있다는 것은 인생의 행운이다. 그들을 지켜보며 연구해 보자. 그리고 따라 해보자. 실행력이 높아진다는 것은 일을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미래를 원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힘이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세상에 내놓지 않는다면 나의 미래 모습은 상상 속에만 머무는 가능성의 존재에 불과하게 된다.
아참, 내 글을 읽고 자신이 초실행력자임을 비로소 깨닫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어쩔 수 없는 가족관계, 주변환경 때문에 나의 능력을 펼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런 사람은 초실행력자보다 더 나은 초초실행력자가 될 수도 있다. 목말랐던 만큼 더 빠르고 많이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세상에 자신만의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큰 기술을 배우지 않아도 핸드폰, 노트북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널려있다. 작은 일이라도 망설이지 말고 엉성하게 세상에 내놓는 연습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