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NER SPARK Nov 18. 2023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

 "나는 진짜 열심히 사는데 별로 변하는 게 없어. 저 친구는 설렁설렁 사는데도 잘 나가는데 말이야"


나도 마찬가지였다. 정확히는 내 마음에서 나는 참 '열심히' 사는 사람이었다. 굳이 힘들여 사는 그런 사람.


그런데 희한한 사람도 있다. 참 열심히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그리고 저렇게 일하다가는 병이 날 것 같은데, 참 꾸준하게 매일 그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은 주관적으로 봤을 때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냥 사는 것이다. 그냥 그것이 일상이 된 그런 사람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불쌍히 여길 필요가 없다. 그 사람에게는 그렇게 사는 것이 전혀 심신을 축내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성장과 발전을 가져오는 중인 사람이다. 자신의 미래를 부지런히 현실로 가져오고 있는 사람이다.


'난 참 열심히 하고 있는데...'라면서 부정적인 생각의 뉘앙스를 풍길 때가 문제다. 나는 뭔가 매일 나의 온 힘을 쏟아붓는데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불평을 하는 것이다. 이럴 때 '열심히'라는 단어는 결핍을 불러오는 중이다. 그 결핍은 열심히 사는 내가 결코 마주하고 싶은 상황이다. 나도 모르게 결핍과 두려움의 상황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열심히..... 부정적인 상황을 현실화시키는 중이다.


생각은 창조력이 있다고 했다. '열심히'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생각하고 이를 말로 표현하면 그 부정적인 상황이 창조된다. 자동유도미사일에 목표를 잘못 설정하는 것과 같다.


자동유도미사일은 일단 목표설정을 해서 발사장치 버튼을 누르면 미사일은 '그냥' 자동으로 목표물에 가서 꽂힌다. 물론 중간의 여러 변수가 발생하면 미세조정장치가 있어 자동으로 수정해 준다. 미사일을 발사해 놓고 지속적으로 '힘'을 가할 필요는 없다. 굳이 힘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놔둬야 목표에 정확하게 맞는다.


골프라는 운동 원리도 이와 유사한 것 같다. 클럽헤드를 공에 맞추도록 목표설정을 했으면, 어깨와 팔에 힘을 빼고 자연스럽게 내리면서 헤드를 공에 갖다 대면 된다. 그러면 '쫙'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목적지로 곧장 날아간다.


'열심히'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너무 열심히 산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러다 에너지가 고갈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러면 자동으로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잠시 쉰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포기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현실과 타협하기 십상이다.


'열심히'하게 되면 궂은일을 만날 때마다 자기 연민에 빠지기 쉽다. 그리고 별거 아닌 것에도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열심히' 준비하기만 하고 시작을 망설이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열심히는 결핍의 마인드라고 했다. 따라서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시작할 만한 완성도가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로펌이 이 정도로 성장하기 전에는 내 아침 정신상태는 상당히 좋지 않았다. 자기 연민도 심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매일 이렇게 힘든 거지? 다른 사람들도 열심히 하는 거 맞나?'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침부터 걸려오는 의뢰인의 확인전화에 얼굴을 찡그리고, 변호사와 직원들에게 업무보고를 받고 업무 지시하고, 직원들 간 갈등을 해소하고, 의뢰인들의 컴플레인에 대처하고, 직접 의뢰인 상담하고, 법정과 검찰청에 직접 나가고 등의 일들을 정말 '열심히' 했다. 내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잠시 한가한 시간이 주어지면 자기 연민에 빠지기도 했다. '내가 이러려고 공부 열심히 했나....'


지금은 내 정신상태만 바뀌었다. 저런 일들은 매일 일어난다. 난이도의 차이가 조금 있어서 그렇지 내가 챙겨할 일들이 매일 산더미다. 하지만 그 일들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바뀌었다. 저런 일들은 그냥 내 일상이고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다. 내가 변호사이고 로펌의 대표인데 당연히 숨 쉬는 것처럼 해내야 되는 것이다.


내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이 되기 위해 그냥 자연스럽게 해야 하는 일들로 생각하면 된다. 모든 것이 생각에 달렸다. 생각 하나만 바뀐 것이다.


내가 열심히 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나에게는 아직 쓸만한 여분의 에너지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남는 시간에 그 에너지로 책을 읽을 수 있고 글도 쓸 수 있다.


끌어당김의 법칙과 잠재의식의 힘을 강조하는 분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이 있다. '내가 원하는 존재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그 느낌이 자연스럽다면 나는 이미 그 존재가 된 것이다.' 나라는 정체성이 변한다. 주위가 변하고 인생이 변하게 된다. 내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이 쉽게 현실화된다.


내가 큰 회사의 사장이 되고 싶다면, 주식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동산부자가 되고 싶다면, 그런 부자가 되어 있는 내 모습이 아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그런 생각이 일상이 되면 된다. 그러면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된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열심히 살지 않고 있다. 하마터면 죽을 때까지 열심히 살 뻔했다.


                         [남산야경(그림판그림) by INNER SPARK]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