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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어 May 02. 2020

신사없!(1)

인공지능 : 바보. 문제는 사업모델이라고요!

네. AI사업에 대한 설명 잘 들었습니다. 저는 기술은 잘 모르니 그 쪽은 넘어가고요, 사업에 대해서 질문을 드리려고 합니다. AI 스피커는 그 자체로 돈을 벌지는 못합니다. 해외의 사례를 보더라도 이 사업은 기존의 수익모델 위에 얹어지는 기능으로 작동을 합니다.


예를 들면, 구글의 경우, 구글홈은 검색을 더 많이, 그리고 새로운 유형으로 일으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물론 그 뒤에는 검색광고가 있고요. 아마존의 경우에도 인공지능 스피커는 음성으로 전자상거래를 일으키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사업모델이 있고, 그 위에 음성이 얹혀지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반면, 귀사의 AI 사업은 이러한 사업모델의 연결이 보이지 않습니다. 기술을 개발하는데, 그 다음에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는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그 점은 사업비밀일 수 있겠습니다만, 귀사와 귀사의 계열사 사업과의 어떠한 시너지 구조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는 공개를 하지 않는게 아니라 없는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저희 회사와 손을 잡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저희는 OOO 산업에서 상위권에 있는 회사입니다. 커머스를 직접 해 드릴 수는 없지만, 커머스 회사들 -유형의 상품이건 컨텐츠건-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연결해 드리고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드릴 수는 있습니다. 어떠신지요?


"명함 한 장 놓고 가시지요. 나중에 연락 드리겠습니다."



저 대화가 있었던 것이 2017년 무렵입니다. 이후에 연락이 오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대화가 잘 풀리진 않았어요. 발표자(임원)의 부하직원이 추가 설명을 다 듣고 갔는데, 나중에 온 회신이 우리 회사의 사업모델에 맞지 않는 제안이라서요.


그 이후로 저 회사의 AI사업은 이런저런 사업부서에 떠넘겨지며 표류했습니다. 내부적으론 몇개를 팔았다는 식으로 자축을 했지만, 수익을 만들지는 못했고요. 한 마디로 계륵이 되어버렸지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제법 그럴 듯 한 상품으로 패키징 할 수 있었던 건이거든요.


BM없는 기술개발은 하지 말자는 뜻에서, 그리고 없는걸 누가 갖다 주면 제발 좀 받으시라는 의미로 이 경험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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