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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뉴 Jan 29. 2019

끝까지 진실의 편에 서야만 하는

더 포스트 (2017)


  언론은 진실을 위해 싸울 때 다른 무엇보다도 가장 앞서서 싸워야 하는 존재다. 이익과 진실이 상충되는 경우는 무엇보다 이익을 포기하고 진실을 마주하고 대중에게 알려야 한다. 그것이 바로 ‘언론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더 포스트>는 작은 지역 신문에 불과했던 ‘워싱턴포스트’가 ‘펜타곤 페이퍼 사건 보도’를 통해 ‘언론의 사명’을 수행한 것을 계기로 워싱턴을 넘어 전국 신문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진정한 저널리즘에 대해 말하고 있다.  영화에서는 두 가지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는데, 하나는 워싱턴포스트의 신문사 주식 상장, 또 다른 하나는 베트남 전쟁과 관련된 진실 보도이다. 이 두 가지 사건은 공교롭게도 서로 상충된다. 이상적으로 언론이라면 당연히 후자를 택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이제 막 상장한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는 회사의 존속에 있어서 위험이 따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벤과 캐서린


  베트남 전쟁 종군기자였던 댄은 전투 현장을 취재하면서 전쟁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큰 충격에 빠진다. 그는 미국으로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전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백악관 참모와 언쟁하는 ‘맥나마라’ 국방장관의 질문을 받고 ‘전선이 교착상태라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맥나마라 또한 참모에게 같은 의견을 피력하지만, 기자들 앞에서는 반대로 전선이 안정적이라고 거짓말한다. 이 모습을 본 댄은 베트남전에 관한 기밀 서류를 ‘뉴욕 타임스’에 은밀히 유출한다.


  워싱턴포스트의 사주이자 최초의 여성 발행인이었던 ‘캐서린’은 신문사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식 공개를 통한 투자 유치에 나서는 중에 백악관으로부터 대통령의 딸 결혼식에 밉보인 기자를 보내지 말란 연락을 받는다. 편집장 ‘벤’은 이런 요청에 반대하는 가운데 뉴욕 타임스가 특종을 준비 중이라는 걸 알게 된다. 바로 펜타곤 페이퍼에 관한 내용이다. 뉴욕 타임스의 보도는 미국 여론을 뒤흔들고, 정부는 언론들을 상대로 결국 추가 보도 금지 소송을 내게 된다. 이에 맞서 워싱턴포스트도 댄의 동료였던 기자를 통하여 펜타곤 페이퍼를 입수하여 기사를 준비한다. 그 과정에서 이를 강행하려는 벤, 정부의 탄압과 투자 철회를 두려워하는 경영진 측이 의견 대립을 보이고 캐서린은 이 가운데서 보도를 선택한다. 워싱턴포스트의 추가 폭로는 뉴욕 타임스와 함께 재판 대상이 되었지만, 대법원은 언론의 손을 들어준다.


워싱턴포스트 사주였던 캐서린의 실제 모습


  영화에서 벤은 오로지 언론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하고, 캐서린은 언론의 사명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캐서린은 기사 하나에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과도 같은 워싱턴포스트, 자신의 가정뿐만 아니라 일하는 기자를 포함한 직원 모두를 걸어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용감하게 ‘진실 보도’를 선택했고, 많은 이들의 우려와 달리 워싱턴포스트는 존속을 넘어 더 큰 성장을 이뤄냈다. 어쩌면 이것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벤이 말했듯 ‘진실 보도’야 말로 언론의 존재가치를 가장 잘 입증하는 것이므로. 결국 워싱턴포스트가 지역 신문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신문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권력 아래에서의 존속을 꾀했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어떤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진실을 쫓아 독자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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