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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한날한시

허그하세요, 양배추처럼

by 포도송이 x 인자

텃밭주인이 기특하다는 듯

"이제야 포기가 안네"

양배추에게 말을 건다.

'안' 허그(hug)

대견한 눈빛에 한 잎

배추흰나비가 싸놓은 똥에 한 잎

오후 1시 땡볕에 또 한 잎

어둠에도, 이슬에도

자꾸자꾸 포개어 안는다

더 많이 안은 쪽이

더 많이 사랑한

양배추가 세상에 나오려면

서른 밤, 아니 서른 두 밤쯤

기대리면 된다.

아기를 품은 은희씨의 배처럼

포대기에 업혀 잠든 아기등처럼

둥글게 둥글게

양배추 포기가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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