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는 반성문
20년 전의 새치에게 쓰는 반성문이다
새치, 너 반칙이야
검은 머리 밀쳐내고 자꾸 먼저 날래?
자꾸 새치기할래?
머리 올리고 혼례 치르던 날이
겨우 엊그제인데
새댁 머리에 벌써 새치라니
세월까지 날치기당한 이 기분
언젠가 검은 머리 모두 갈아엎을
니 속셈, 내가 모를 줄 알고?
한 개 뽑으면 두 개 난다는
니 심술, 가만 둘 줄 알아?
어느새 새치는
새치기 초범에서 무기징역수가 되더니
이름까지 개명하여 흰머리가 되었다.
흰머리가 된 새치는
검은 머리 다 갈아엎더니
내 머리는 은빛 갈대밭
온통 흰머리 밭
어느덧 나도 반백살
자꾸 나면 뽑아버리겠다던
윽박지르던 기세는 온 데 간 데 없고
그나마 순하다는
일본산 염색약과 산화제 1:1로 섞어
흰머리가 된 새치에게
검은 반성문을 쓴다.
뽑아버리던 내가 철없던 거라고
내 머리에 붙어만 있어 달라고
용서를 빈다
*이 시의 1연은 20년 전 썼던 시의 일부입니다.
20년이 지나고 보니 철이 없었네요.
반성문을 쓰듯 이어서 써 봅니다~